캐나다중앙은행 부총재 캐럴린 로저스는 주택 구입 부담을 낮추려면 금리 조정만으로는 부족하며 주택 공급 확대와 계획·인프라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집값 하락은 일부 구매자의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가계 자산과 소비, 주택 건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저스 부총재는 10월 1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에서 열린 상공회의소·CFA협회 행사에서 주거 문제가 가계 재정과 금융 시스템, 경제 성장에 깊이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연설문을 10월 7일 공개했다.
캐나다 은행 대출의 약 절반은 주거용 부동산과 연결돼 있다. 로저스 부총재는 집값 변동이 가계 자산뿐 아니라 은행 대출 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2000년 GDP 대비 주거 투자 비중은 4.3%였고, 기계·장비·혁신 분야 기업 투자 비중은 8.3%였다. 두 비중의 관계는 이후 역전됐지만, 현재 수치는 연설문에 제시되지 않았다.
집값이 오르면 임대료와 대출 상환 부담이 커져 가계의 소비·저축 여력이 줄어든다. 반대로 집값 하락은 일부 구매자의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가계 자산과 소비 심리를 약화하고 주택 거래와 신규 건설을 늦출 수 있다고 로저스 부총재는 설명했다.
2017년 도입된 모기지 스트레스 테스트는 대출자가 계약 금리보다 높은 금리에서도 상환할 수 있는지 심사하는 제도다. 로저스 부총재는 이 제도가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금융 시스템의 충격 대응력을 높였지만, 집값이 계속 오르는 동안 주택 구입 부담을 낮추는 데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은 주택시장만 겨냥하기 어렵다. 금리를 올리면 대출 비용이 커져 집값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지만 신규 구매자의 대출 자격이 좁아지고 기존 차입자의 상환 부담은 커진다. 금리를 내리면 대출 접근성이 좋아질 수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는 수요가 늘어 집값을 밀어 올릴 수 있다. 정책금리는 경제 전반에 적용되기 때문에 주택 수급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게 로저스 부총재의 설명이다.
캐나다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통화정책이 주택 문제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제시했다. 로저스 부총재는 주택 공급 확대와 계획·인프라 개선, 집값 상승에 대한 경제 의존도 완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이안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