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레스토랑 르 디플로마트의 햄버거 가격이 2013년 14달러(약 1만9000원)에서 2026년 29달러(약 3만9340원)로 올랐다. 13년 만에 약 107% 상승한 가격이다.
르 디플로마트의 ‘Burger Américain’ 가격 상승은 최근 미국 소고기 가격과 외식비 부담을 보여주는 사례로 소개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몇 년간 미국 도매 다진 소고기 가격이 18~30% 올랐고, 2023년 이후 레스토랑 햄버거 가격은 14%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소고기 생산비는 약 44% 증가했다. 보험료·인건비·임대료·에너지 비용 등 외식업 전반의 비용 상승도 메뉴 가격에 반영됐다.
존 탬니(John Tamny) 리얼클리어마켓츠 편집자는 25일 칼럼에서 햄버거 가격 상승을 달러 가치 하락과 연결했다. 그는 달러가 길이·시간·무게처럼 고정된 단위가 아니라 가치가 움직이는 자산이라며, 소고기와 휘발유 가격에는 상품 자체의 가격 변화뿐 아니라 달러 구매력 하락도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탬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WSJ Dollar Index가 6.3% 하락했고 같은 기간 금값은 약 63% 올랐다고 썼다. 2013년 이후 금값 상승률은 약 205%라고도 주장했지만, 칼럼에는 각 수치의 기준일과 지수 종가가 제시되지 않았다.
소고기 가격을 달러 약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미국 농무부 경제연구서비스(USDA ERS)는 2026년과 2027년 소고기 생산 전망을 낮춘 배경으로 역사적으로 낮은 도축량을 제시했다.
미국 농무부는 9~11월 무관세 할당 확대가 미국 내 소고기 수입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수입 확대가 공급을 보완할 수 있지만, 수입 가격 자체도 오르고 있어 가격 부담을 바로 낮출지는 별도 문제다.
워싱턴포스트는 가뭄으로 목초지가 악화하면서 목축업자들이 가축을 줄였고, 미국 소 사육두수가 7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수입 소고기 가격은 2025년 6월 파운드당 4.96달러(약 6734원)에서 2026년 6월 5.59달러(약 7587원)로 올랐다.
햄버거 가격은 소고기 원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식당은 식재료 외에도 인건비, 임대료, 보험료, 에너지 비용과 수리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메뉴 가격 변화를 달러 가치 변화와 일대일로 비교하기 어렵다.
달러 약세를 둘러싼 백악관과 재무부의 설명도 완전히 같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7일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한 질문에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미국이 강달러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핵심은 올바른 경제 기초를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과 재무장관의 설명이 함께 전해지면서 달러 정책의 방향을 둘러싼 해석이 나뉘었다.
달러와 가상자산의 연결은 이번 칼럼의 직접적인 근거라기보다 별도 시장 현상으로 봐야 한다. AP는 8월 금과 비트코인(BTC)이 함께 상승한 흐름을 ‘가치 하락 거래’로 설명했지만, 미국 국채 매입 확대와 금리·채권시장 변동, 가상자산 정책 기대가 함께 작용했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증가가 단기적으로 광의 달러지수를 낮추고 광범위한 가상자산 지수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달러와 가상자산 사이의 연결 가능성을 다룬 연구이며, 햄버거와 소고기 가격 상승에서 달러 약세가 차지한 비중을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다.
미국의 물가 목표를 둘러싼 논쟁이 금리·달러·유동성 경로로 번진 사례처럼 달러 가치와 물가의 관계는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서 함께 다뤄지고 있다. 다만 품목별 가격에 환율 요인이 얼마나 반영되는지는 공급·수요와 수입 구조를 따져야 한다.
결국 이번 햄버거 가격 상승은 달러 가치, 가뭄, 사육두수, 도축량, 소고기 수입 가격과 외식업 비용이 겹친 결과로 봐야 한다. 탬니의 약달러 요인론은 가격 상승의 한 가지 설명을 제시했지만, 이를 전체 원인으로 확대하기에는 확인해야 할 변수가 남아 있다.

서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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