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소득 임차인 5명 중 1명 이상이 2025년 임대료를 납부 기일에 전액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소득층까지 주거비 부담이 확산하면서 임대료와 공공요금이 식비·의료비를 압박하는 현상도 이어졌다.
중간소득 임차인의 임대료 납부 곤란 비율은 약 22%로, 2024년 약 14%에서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간소득층은 1인 가구 연소득 3만1300~6만2600달러, 3인 가구 연소득 5만3300~10만6600달러 구간으로 정의됐다.
수치는 Urban Institute의 ‘Well-Being and Basic Needs Survey’를 바탕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18~64세 성인을 대상으로 주거·식량·의료·고용·재정 상황을 묻는 전국 대표성 조사이며, 표본은 Ipsos의 KnowledgePanel에서 추출된다.
저소득 임차인의 부담도 커졌다. 2025년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했다고 답한 저소득 임차인은 약 28%로, 2019년 약 24%보다 높았다.
고소득 임차인 가운데 같은 어려움을 겪은 비율은 약 7%였다. 전년보다 2%포인트 높아져 주거비 부담이 저소득층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임대료 외에 공공요금도 부담을 키웠다. 임차인의 약 20%는 가스·석유·전기요금 납부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임대료 부담은 장기적으로도 커졌다. Urban Institute의 별도 분석에서는 2023년 중간소득 임차인의 37%가 소득에서 과도한 비중을 임대료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9년보다 7%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 보유자와 임차인의 흐름은 달랐다. 주택 보유자의 모기지 납부 능력은 최근 7년간 대체로 안정적이었지만, 임차인의 임대료 연체 보고는 2022년 이후 증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2025년 전체 임차인의 23%가 지난 1년 동안 한때 임대료를 연체했다고 집계했다. 연소득 5만달러 미만 임차인의 연체 비율은 약 3분의 1에 달했고, 연소득 10만달러 이상에서는 5%였다.
임대료 납부 곤란이 실제 퇴거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Eviction Lab은 자체 추적 지역에서 2025년 123만건의 퇴거 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으며, 2024년 126만건보다 줄어든 수치라고 설명했다.
해당 추적 지역의 평균 퇴거 신청률은 8.0%였다. 다만 조사 범위가 38개 도시권과 10개 주에 한정돼 미국 전체 임차인의 주거 안정이 개선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방 주거지원 정책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는 2026년 2월 비노인·비장애 근로 가능 성인을 대상으로 공공주택과 일부 Section 8 지원에 최대 주 40시간 근로 요건과 2년 이상의 지원 기간 제한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을 제안했다.
HUD는 근로 요건과 지원 기간 제한이 자립을 돕고 대기자에게 지원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규칙은 아직 제안 단계로, 최종 시행 여부와 지역별 적용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반면 Center on Budget and Policy Priorities는 제안이 시행되면 최대 370만명이 주거지원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추산했다. 이 수치는 정책 반대 단체의 분석이며 HUD의 공식 추정치는 아니다.
미국의 주거비 부담은 최저소득층을 넘어 중간소득 임차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임대료·공공요금과 식비·의료비가 동시에 가계 지출을 압박하는 가운데 HUD 제안의 최종 시행 여부가 향후 주거지원 규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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