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형 가상자산 볼트 예치금이 2026년 9월 약 100억달러(약 13조3900억원)로 커진 가운데, S&P 글로벌 레이팅스가 볼트의 상대적 위험을 비교하는 평가 체계를 발표했다. Base의 익명 볼트에서 약 1783개의 에이브 예치 토큰이 이동한 사고는 대출 프로토콜뿐 아니라 볼트의 권한 관리와 운영 구조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10월 4일 ‘볼트 위험 평가(Vault Risk Assessment·VRA)’ 체계를 발표했다. 회사가 공개한 자료에서 대출형 디지털 자산 볼트 예치금은 2년 전 15억달러에서 2026년 9월 약 100억달러로 늘었다. 발표에는 개별 볼트의 평가 결과가 포함되지 않았다.
볼트는 여러 이용자의 자산을 모아 정해진 전략으로 운용하는 온체인 상품이다. 운용은 스마트계약으로 자동화하거나 큐레이터가 맡으며, 예치자는 보유 지분을 나타내는 토큰을 받는다.
S&P는 포트폴리오 신용도, 유동성 불일치, 큐레이터, 블록체인, 프로토콜, 보안·거버넌스 등 6개 항목을 평가 대상으로 제시했다. 자산 구성뿐 아니라 운용 주체와 기반 기술, 권한 관리 체계도 살피는 구조다.
VRA는 원금 회수나 수익률을 보장하는 등급이 아니다. S&P는 이를 투자자 지위가 손상될 상대적 위험에 대한 선행 의견으로 설명했으며, 신용등급이나 수익률 평가는 아니라고 밝혔다. 등급 표기에는 ‘(v)’를 붙이고, AAA(v)는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위험 범주로 제시했다.
같은 날 Base의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볼트에서 약 1783개의 aBaswstETH가 이동했다. 보안업체 CertiK는 X 게시물에서 새로 배포된 프록시가 볼트에서 이자 발생형 토큰을 빌린 뒤 에이브를 통해 비슷한 수량의 wstETH로 바꿨다고 알렸다. 당시 달러 환산액은 약 600만달러(약 80억원)로 보도됐다.
공개된 거래 흐름은 볼트 권한을 얻은 계약이 에이브 예치 토큰을 인출한 뒤 기초 자산인 wstETH로 바꾼 것이다. 이 흐름만으로 에이브 자체의 취약점이 사고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볼트가 어떤 계약에 권한을 부여하는지, 그 권한을 누가 관리하는지도 위험을 가르는 요소다.
이번 사고에서는 약 1783개의 토큰 이동이 기록됐지만, 달러 환산액은 기준 시각과 가격 산정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산 회수 여부와 최종 피해 규모를 확정한 공식 사후 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온체인 거래 내역은 볼트의 자산 이동을 보여주지만, 큐레이터의 판단이나 권한 변경 절차를 한눈에 설명하지는 않는다. S&P의 VRA는 이런 요소를 포함해 여러 위험 요인을 공통 기준으로 비교하도록 설계됐다.
S&P는 개별 볼트에 대한 첫 평가를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평가가 공개되더라도 자본 보호나 미래 수익을 약속하지 않으며, 예치금 배분이나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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