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디파이 프로젝트 WLFI 완전 장악…지분 60% 보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이 개발 중인 디파이(DeFi) 프로젝트 ‘World Liberty Financial(WLFI)’의 지배권을 본격적으로 강화했다. 로이터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공동 창업자들이 경영권에서 완전히 물러났으며, 트럼프 일가가 새로운 지주회사 구조를 통해 WLFI 수익 대부분을 가져가는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가족은 올해 1월 새로운 모회사인 WLF Holdco LLC를 설립하고, 이 회사를 통해 WLFI 프로토콜의 전반적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 지주회사의 지분 60%는 트럼프 대통령 및 일부 가족 구성원이 소유한 것으로 확인된 DT Marks DeFi LLC가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공동 창업자였던 잭 포크먼과 체이스 헬로는 주요 의사결정권에서 배제되었으며, 실질적 운영 주체가 트럼프 일가로 전환됐다.

이번 지배력 강화를 위한 구조 변경은 WLFI가 두 차례에 걸친 토큰 세일을 통해 총 5억5,000만 달러(약 803억 원)를 조달한 이후 이뤄졌다. 로이터는 WLFI가 미국 내 적격 투자자와 해외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한 토큰 수량이 총 1,000억 개 중 225억 개 이상이 트럼프 가족 측으로 배분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판매 수익 중 최대 75%가 DT Marks DeFi로 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WLFI 측은 최근 발표에서 총 8만5,000명 이상이 두 번에 걸쳐 이 토큰 세일에 참여했으며, 전체 투자 금액의 절반 이상이 1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대형 지갑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트론(TRON) 창립자인 저스틴 선이 약 7,500만 달러(약 1,095억 원)어치의 WLFI 토큰을 매입한 것이며, 블록체인 스타트업 무브먼트(Movement)나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 같은 기업들도 프로토콜 협력에 동참하고 있는 점이다.

WLFI 프로젝트는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도 정치색이 짙은 특징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로젝트 출범 당시 ‘최고 암호화폐 지지자’(Chief Crypto Advocate)로 호명됐으며, 장남 도널드 주니어는 ‘웹3 홍보대사’, 차남 에릭은 ‘최고 DeFi 비전가’, 막내 바론은 ‘미래 전략가’라는 상징적 직함을 부여받은 바 있다. 특히 에릭 트럼프는 현재 WLF Holdco의 이사직을 맡고 있다.

WLFI는 스마트 계약 기반의 분산 투자 프로토콜을 표방하며, 주요 자산으로 이더리움(ETH), 래핑된 비트코인(WBTC), USDT, USDC 등의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때 총 보유액이 3억6,000만 달러(약 526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디파이를 선택한 배경에는 규제 당국과의 지속적인 긴장 속에서도 탈중앙화 금융에 대한 전략적 기회 요소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WLFI의 운영 방식과 수익 구조는 단순한 참여형 프로젝트를 넘어, 정치적 자산으로서의 암호화폐 활용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