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아마도 이 기사를 읽기 전에 이더리움 선물 관련 뉴스를 여러 차례 봤을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선물 거래가 시작된 지난 8일 이더리움 2월물 개통가는 1669.75달러였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 현물 가격은 1600달러 부근이었다. 그로부터 2주 채도 안 된 18일 기준 2월물 개통가는 1747.75달러까지 올랐으며 이더 현물 가격은 1800달러를 돌파했다. 이더 선물의 첫 주간 거래량은 1억6천만달러를 넘어섰다.
이더 선물의 하루 거래량. 출처=스큐
팀 맥코트 CME 매니징디렉터는 이더리움 선물은 성공적으로 출시됐으나 금융 상품으로서 자리를 잡고 옵션 같은 파생상품을 지원할 수준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내다봤다.
그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시작이 매우 좋았으나 더 많은 유동성이 필요하다. 현재 8개의 만기 상품 중 5개가 적극적으로 거래되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많은 고객을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CME가 이더리움 선물을 처음으로 출시한 게 아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사실 이더리움 선물은 CME에서 최초로 출시된 게 아니다. 런던 거래소 크립토퍼실리티즈(Crypto Facilities)는 2018년에, 미국 거래소 이리스엑스(ErisX)는 지난해에 이더리움 선물을 출시했다.
그렇다면 왜 이번 선물 출시에 이렇게 뜨거운 시선이 쏠리는 것일까. CME 이더리움 선물 출시의 진정한 의미는 제도권금융으로의 진입과 현금결제형 상품에 있다. 이더의 CME 선물은 미국 규제 당국이 직접 감독하기 때문에 각 계약의 선물 만기일이 올 때마다 미국 바이어에게 50이더(ETH)의 암호화폐가 아니라 미 달러가 지급된다. 맥코트 디렉터에 따르면 CME 고객들이 원했던 것은 이런 현금결제방식이다.
그는 선물 계약이 현금으로 정산되면 암호화폐 지갑의 진입장벽 수탁 문제도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금융기관들은 암호화폐로 정산하게 될 경우 변동성 위험에 대한 다양한 보험을 요구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현금결제가 한결 편리한 셈이다.
기관투자자들에겐 CME 이더 선물이 편리하다
트레이드스테이션 크립토(TradeStation Crypto)의 제품전략 총괄 제임스 푸트라는 세계 최대 규모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에 이더리움 선물이 올라간 것이 새로운 기관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트레이드스테이션 크립토의 자매회사인 트레이드스테이션 증권사(TradeStation Securities)는 최근 이더리움 선물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출시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암호화폐 투자를 하고 싶어하지만 현물 투자는 제한되어 있어 뛰어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물은 좋은 대체 투자 경로가 된다. 꼭 기관투자자들이 아니라 모든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측면도 있다. 기본적으로 선물 계약은 잘 이용하면 기존 현물 자산의 가격 변동성 위험을 줄이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푸트는 “선물 상품이 있으면 가격 하락에 투자할수도, 가격 상승에 투자할수도 있다"며 "하지만 현물 시장에서는 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자산이든 시장이 성숙해지면 선물은 반드시 도입된다"며 "선물이 잘 안착하면 그 뒤에 옵션 등 정교한 파생상품들이 뒤따라 나올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댓글 1개
노동토큰
2021.02.19 13:13:24
좋은 기사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