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는 두고두고 회자될 아름다운 독무대였다. 비트코인은 24일부터 3일간 이어진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22% 가량 상승하는 강력한 움직임을 보였다. 11월까지만 해도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2만달러를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이제 개당 3만달러에 더 가까워졌다. 비트코인 이외의 다른 암호화폐들은 대부분 침묵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왜 이렇게 강세를 보이는 것일까. 크립토퀀트는 지난 기고에서 기관투자자들이 계속 장외에서 매수를 하는 한, 장기적으로 상승장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관투자자들의 장외 거래(OTC)를 추정해볼 수 있는 3가지 온체인 지표를 소개했다. 아울러 지난 23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큰 조정 없이 비트코인 가격이 2만5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약 2만3000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었다. 별다른 징후가 없었음에도 명확한 전망을 공개했던 이유는 글로벌 암호화폐 코인베이스에서 장외 거래로 보이는 온체인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이었다. 코인베이스에서는 지난 23일과 24일 이틀간 총 2만4000개의 비트코인이 두 차례에 걸쳐 거래소 바깥으로 옮겨졌다. 지난 기고에서 언급했듯, 이런 패턴을 보이는 출금은 기관투자자의 OTC 매수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
크립토퀀트는 주기영 대표의 트워터를 통해 이 비트코인들의 이동 경로와 트랜잭션 링크를 첨부하면서 해당 비트코인들이 총 5개 이상의 지갑으로 쪼개져 수탁 지갑에 보관되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코인베이스 OTC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와 직접적으로 시스템이 통합되어 있으며, 고객이 생길때마다 지갑을 여러 개로 쪼개어 고객별로 보관한다.
23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빠져나간 비트코인 1만2000여개가 다섯개의 지갑으로 흩어졌다. 출처=크립토퀀트
이 일이 있은 후 크리스마스 연휴 3일동안 비트코인은 또 다시 최고점을 경신하며 23% 가까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27일 저녁 8시 현재 비트코인은 약 2만83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코인베이스의 장외 거래 추정 트랜잭션이 실제로 가격과 어떤 밀접한 관계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수급의 관점에서 보면 기관투자자들이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다량의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상황에서는 대체로 가격이 하락할 확률보다는 상승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과거와는 달리, 이번 상승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특이한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최근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많은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들이 차트에 대한 기술적 분석을 근거로 비트코인 가격이 2만1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정 반대의 방향으로 전례없는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며칠에 한 번씩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의 매수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기술적 분석을 통한 예측은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인베이스 거래소에서 진행된 장외거래 물량으로 추측되는 거래들. 총 세 건이 있었으며, 거래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출처=크립토퀀트
연일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상승은 지난 2017년 상승장과 비슷하다. 다만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은 크게 다른 점이다. 거래소로 입금량에서 출금량을 뺀 넷플로우(Netflow) 지표를 보면 3년 전과는 비교도 안 될만큼 많은 비트코인이 거래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거래소 밖으로 비트코인이 빠져나가면 그만큼 거래소 내에서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종의 상승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어느덧 2만8000달러를 넘었다. 느낌상 이미 충분히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가격이란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많아야 떨어진다. 거래소에 매도를 위한 비트코인이 다량 입금되는 순간까지 지금의 상승은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넷플로우 추이. 붉은색 영역이 2017년, 녹색 영역이 2020년 상승장이다. 2020년에는 상당한 양의 비트코인이 거래소 바깥으로 빠져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크립토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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