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경부터 시작된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8월 이후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하며 1,400만원을 밑도는 수준에서 약보합을 지속하다 어제 (9월 3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의 강한 조정과 함께 다시 1,200만원을 수준으로 하락하였습니다. 지난 주 잭슨홀에서 제롬 파월 美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고용을 위해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앞으로 상당기간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는 중장기간 동안은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로 2010년대에 있었던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여겨집니다. 다만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다소 긍정적으로 발표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국제 금값과 함께 비트코인도 하락 조정을 받는 모습입니다.
비트코인의 약보합세는 지속되고 있는 반면 DeFi 열풍에 따른 수혜로 간밤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상당한 상승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올해 초 70%를 넘었던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그동안 꾸준히 60%대를 유지했었는데 현재 56% 수준으로 하락하였고 반대로 이더리움은 13%를 넘어서며 크게 성장한 모습입니다. 이는 DeFi의 성장에 기인하는데 연일 급등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오히려 주의를 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가격 탄력성이 매우 높은 만큼 변동성이 크기 마련인데 과거 사례에서 여러 차례 나타나듯이 급격한 상승에는 급격한 하락이 수반될 수 있으니 투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DeFi 코인의 급격한 성장 배경에는 “이자 농사(Yield Farming)”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자 농사란 유휴 자산으로 존재하는 토큰을 가장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하여 토큰을 이리저리 옮기는 일련의 과정 또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자 농사의 시작은 이더리움에 기반한 컴파운드와 컴파운드의 거버넌스 토큰인 COMP의 발행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컴파운드는 메이커와 유사하게 이더리움을 담보로 제공하면 cETH 토큰이 발행되는데 컴파운드에 예치할 경우 담보로 예치한 자산에 대한 이자와 COMP가 동시에 지급됩니다. 즉, A 토큰을 얻기 위해서 B 토큰을 예치하고 B 토큰을 예치함으로써 발행된 C 토큰은 또 별도의 탈중앙화 거래소의 유동성 풀 (liquidity pool)에 투입하여 그로 인한 수수료 배분 등 추가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입니다. 이자와 COMP 토큰, 유동성 풀 투입에 따른 수익은 이자 농부(!?)가 늘어나면서 공급이 한정적인 COMP의 코인베이스 상장과 맞물려 가격이 크게 오르며 주목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코인의 예치와 예치한 코인에 대한 신규 토큰의 발행은 나날이 DeFi 프로토콜이 늘어나며 여러 단계로 이루어지고 있어 다소 복잡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이자 농사 모델을 채택한 DeFi 프로토콜이 너무 빠르게 성장하면서 거품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자 농사가 지속 불가능하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한 빠른 서비스 개시를 위해 스마트 컨트랙트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 없이 출시한 경우도 있었는데 Yam Finance의 경우 출시 이틀만에 5,000억원이 넘는 예치금을 모았다가 치명적인 버그로 인해 프로토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YAM 토큰의 가치가 폭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번주에는 SushiSWAP의 토큰인 SushiToken이 주목을 받으며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을 나타냈고 SushiSWAP에서 포크된 Kimchi Finance까지 출현한 상태입니다. 모두 이자 농사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프로토콜로 보여 투자에 상당한 유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금융기관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탈중앙화 금융”이라는 취지와 멀어진 것은 아닌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노리는 일부 트레이더들의 놀이터가 된 것은 아닌지 현재의 DeFi 열풍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댓글 1개
망경동왕초
2020.09.05 08:13:17
좋은내용 참고하겠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