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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미국 디지털달러
분자파수꾼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몇 년간 분산원장기술(DLT)을 연구하면서 이를 통해 디지털달러화를 발행하고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와 실험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달러가 기존 지급결제 생태계와 통화정책, 금융 안정성과 은행 시스템 내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연준 내에서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1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온라인 컨퍼런스인 `이노베이션 오피스 아워스` 행사에서 디지털달러에 대해 궁금해하는 참석자들에게 이같이 답했습니다. 

 

 

 

 

 

코로나19가 불붙인 디지털달러 논의

 

 

브레이너드 이사는 "코로나19 위기야말로 모든 미국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보다 안정적이고도 신뢰할 만한 지급결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필요성을 재차 일깨워준 계기가 됐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미국 가계들이 급격하게 지출을 줄였지만, 이후에 정부가 재정을 풀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마자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게 눈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지난 3월 미국 의회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 가계를 지원하기 위해 납세자 1인당 1,200달러(원화 약 146만 원)에 이르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불붙었던 디지털달러 논쟁을 언급한 것인데요. 알다시피 미국 정부는 우편을 통해 국민들에게 1,200달러짜리 수표를 발송했고, 이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이 거래하는 은행에 수표를 입금한 뒤 현금으로 찾아 써야 했습니다. 그러나 은행 계좌가 없거나 미국 국세청(IRS)에 등록된 계좌가 없는 사람들은 이를 받아도 돈을 손에 쥘 수 없었습니다. 수백만 명에 이르는 저소득층이나 이민자, 불법체류자 등은 정상적인 은행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이러다 보니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연준이 디지털달러와 이를 저장해둘 디지털지갑을 발행해 개인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을 간편하게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긴급성 때문에 찬반이 엇갈리던 디지털달러 발행은 최종적인 경기부양책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이것이 미국 내에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 논의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연준 동시다발적인 디지털달러 실험

 

 

 

 

특히 중국 인민은행이 자국 내 4대 은행인 중국은행과 건설은행, 공상은행, 농업은행과 함께 주요 도시에서 소액 현금 소비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위안화 시험사업을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연준도 주도권을 쥐기 위해 디지털달러 연구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이날 브레이너드 이사에 따르면 연준은 자체 기술연구소인 테크랩(TechLab)을 통한 연구와는 별도로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팀과 디지털화폐 구축 및 시험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연준이 다방면의 연구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2~3년 내에 실제 디지털달러 발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디지털달러가 어떤 구조 하에서 발행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 1월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회장이 주도하는 디지털달러 프로젝트(DDP)가 내놓은 디지털달러 백서에서 그 얼개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2단계 발행 구조, 계좌 아닌 토큰

 

 

백서가 제안하는 디지털달러는 2개의 층위(Tier)에서 발행됩니다. 일단 중앙은행인 연준이 디지털달러를 발행해 시중은행에게 지급하면, 은행들은 이를 개인과 법인들에게 배포하는 방식인데요. 종이냐 코인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기존 달러화 발행과 유사하며 특히 인민은행이 추진하는 디지털위안화와도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백서는 현행 계좌방식을 대신해 토큰화를 통해 디지털달러를 발행하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계좌방식으로 송금하면 양쪽 계좌 잔고를 대조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는 작업이 수반되는데, 이를 토큰으로 대체하면 거래의 합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송금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중국 디지털위안화처럼 CBDC 계좌를 중앙은행 내에 존재하도록 할 경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정부나 수사당국이 개인의 계좌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분산원장과 달리 데이터베이스(DB)가 중앙은행에 집중돼 있으면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현행 수정헌법에서는 정부가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보유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 기축통화 역할 강화될 듯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의 송금 수수료가 평균 6.8%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심한 경우는 20%에 달하기도 하고요. 그들 중 상당수는 은행 계좌 없이 현금을 송금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디지털달러가 있다면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에게 디지털 신분증을 발행하고, 이를 통해서 송금 수수료를 대폭 낮추어 줄 수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국제송금과 결제를 장악하고 있는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시스템을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국제결제에 있어서 송금 목적지에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은행들은 이 SWIFT 회원사인 중개 은행을 거쳐야 하며 그러다 보니 송금이 비싸고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토큰화 된 디지털달러는 자연히 달러화 기반의 국제결제 시스템을 한층 개선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들을 가진 연준의 디지털달러 실험이 언제쯤 현실화할 것인지 기대됩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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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인

2020.08.25 11:08:56

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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