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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거대한 신생 수요처가 등장하다
분자파수꾼

비트코인, 거대한 신생 수요처가 등장하다
 한국 기업들이 회사 여유 자금을 비트코인으로 보관하기 시작한다면?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이런 일이 미국에서는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MicroStrategy라는 회사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여유 자금 중 약 2억 5천만불을 (한화 약 3천억원)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MicroStrategy(코드: MSTR)는 나스닥에 상장된 IT 컨설팅 회사입니다. 시가총액 약 10억불 수준의 중견 회사로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이번 발표로 인해 비트코인 adoption 측면에서 중요한 한 획을 긋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뉴스에 긍정적으로 반응하여 발표 직후 주가가 15% 상승했습니다.

 보통 기업들의 여유 자금은 현금, 현금성 자산, 유가증권 등의 형태로 보관됩니다. 현금을 많이 축적하는 회사들은 현금의 효율적인 사용법에 대한 전략을 세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MicroStrategy는 이번 결정에 대하여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자금 배분 전략(“part of our new capital allocation strategy”)이였다고 설명합니다. 나아가서, 비트코인은 세계에서 가장 adoption이 많이 진행된 가상자산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가치저장 수단이며 장기적으로 가치 상승 잠재력이 높아 현금보다 우수한 투자자산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a dependable store of value and an attractive investment asset with more long-term appreciation potential than holding a cash”)

 이 뉴스의 중요성은 이를 계기로 현금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의 ‘따라하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만일 비트코인 가격이 정말로 지금부터 10배 정도 상승한다면 MicroStrategy의 자산은 크게 불어날 것이며 경쟁사들은 엄청난 위협을 느낄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재정의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운영하는 필요성, 정당성을 느끼고 특히 잉여 현금이 풍부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파벳), 애플 등의 회사들은 각각 1,000억불 (한화 120조원)이 넘는 잉여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이런 대형 회사들의 재정의 일부가 비트코인으로 운영이 된다면 그 영향은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향후에는 기업의 잉여 현금이 비트코인에 투자되어 있는지에 따라 그 기업의 존망이 결정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기업 자금의 비트코인 투자 또한 전문 수탁 기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거 2~3년 사이에 생겨난 가상자산 수탁업체들 중 하나가 MicroStrategy의 이번 결정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Fidelity Digital Asset, Prime Trust, BitGo 등). 이런 측면에서 보면 최근 미국 은행들의 수탁업무 진출 허가는 비트코인 adoption을 더욱더 증진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은행들의 가상자산 수탁업무 진출에 관한 뉴스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것이 현실화 되고 은행들이 법인계좌의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허용한다면 한국 기업 잉여 자금의 비트코인 투자 또한 머지않은 미래에는 실현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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