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위로 가기
  • 공유 공유
  • 댓글 댓글
이더리움과 킬러앱으로서의 디파이
분자파수꾼



어떤 컴퓨터 오퍼레이팅시스템(OS)이든 이를 성장시키고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앱)이 필요합니다. 1970년대 말 처음 개인용 컴퓨터가 탄생했을 때 등장한 워드 프로세싱 프로그램인 워드스타(Wordstar)가, 애플 매킨토시에서의 DTP(데스크톱 퍼블리싱)이 그런 역할을 담당했었습니다. 

 

그리고 닌텐도와 같은 게임 콘솔(게임기)에서는 다양한 게임 타이틀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요. 어쨌든 하나의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대규모 활용(Mass Adoption)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킬러 앱의 존재는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더리움 최초의 킬러앱, ICO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과 함께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대표하는 이더리움은 킬러앱들을 둔 플랫폼 역할로 성장해온 대표적인 가상자산(암호화폐)입니다. 초기 이더리움에는 가상자산공개(ICO)라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플랫폼을 삼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의 자금조달 방식이 킬러앱으로 자리 잡았었습니다. 

 

그러나 무한한 사업 아이디어를 토대로 프로젝트와 메인넷을 구체화하기도 전에 자금을 모으고 그 대가로 투자자들에게 자체 코인을 지급하는 ICO는 이내 문제를 노출시키고 맙니다. 마치 황금광 시대의 `골드 러시`처럼 사업가도, 투자자도 맹목적으로 ICO에 뛰어들다 보니 자연스레 투자 실패와 사기(Scam)이 생겨나고 그에 대한 규제가 시장을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또 다른 킬러앱, 디파이의 등장과 성장



한동안 침체를 보이던 이더리움에 또다시 등장한 킬러앱이 바로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입니다. 디파이는 기존 금융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거래를 가상자산(암호화폐) 기반으로 제공하되 이를 중앙화된 금융시스템이 아닌 탈중앙화된 시스템 상에서 스마트 계약을 통해 자동 실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디파이 중에서도 가장 각광받고 있는 컴파운드(Compound)나 메이커다오(MakerDAO), 에이브(Aave) 등을 보면, 가상자산을 익명으로 예치한 뒤 그 보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고요. 이를 담보로 현금이나 다른 가상자산을 빌리는 담보대출 등이 가능합니다. 특히 기존 금융시스템과 달리 익명성이 보장되고 거의 즉각적으로 실행되는 방식으로 작동하죠. 

 

이런 혁신성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기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등을 담보로 새로운 자금을 대출받아 투자에 나서고요. 대출 이자보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부문에 차익거래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당장 가상자산에 세금을 내고 있는 국가에선 가상자산을 팔고 다시 사는 대신 이런 대출을 받곤 합니다.


 

자산과 네트워크 활성도 모두 역대급 성장



이 덕에 디파이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디파이 관련 데이터 제공 플랫폼인 디파이마켓캡(DeFiMarketCap)에 따르면 디파이 플랫폼의 전체 시가총액이 3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컴파운드 자체 코인인 COMP가 10억 달러 벽을 넘어섰고 메이커다오와 에이브 등이 높은 시가총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디파이 시장조사업체인 디파이펄스(DefiPulse)에 따르면 디파이 생태계에 락업(유입)된 자산총액이 사상 최대치인 2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디파이가 활성화한 덕에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컨트랙트 콜 수가 하루 300만 건을 넘어서며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컨트랙트 콜이란 이용자가 스마트 계약으로부터 특정 기능을 요청하는 것으로, 네트워크 활성도를 판단하는 가늠자 역할을 합니다.


 

규제와 보안 우려, 그래도 커지는 기대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 자산과 핀테크 분야를 올해 중점 조사대상에 올리며 디파이 산업에 대해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이 향후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대목입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탈중앙 가상자산 거래소 유니스왑(Uniswap), 대출 프로토콜 렌드프닷미(Lendf.Me), 방코르(Bancor) 등 디파이 플랫폼을 겨냥한 해킹에 의한 자산 탈취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바 있습니다. 현재까지 누적 피해 규모는 약 2,600만 달러(원화 약 313억 원) 규모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 모델을 제공하고 있는 디파이가 향후 10년 뒤에는 1조 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비영리 연구기관 디젠(dGen)의 전망이 나오기도 합니다. 과거 ICO가 프로젝트의 꿈을 믿고 그에 투자하는 다소 위험도 높은 방식이었던 반면 디파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도로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는데요, 디파이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그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댓글 2

0/1000

아카시아

2020.08.11 20:45:06

잘 봤어요

답글달기

0

0
0

이전 답글 더보기

망경동왕초

2020.08.11 09:16:00

잘 읽어 보았습니다 참고하겠읍니다

답글달기

0

0
0

이전 답글 더보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