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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STEEM) 하드포크 완료, 하이브(HIVE)의 미래는?
분자파수꾼

지난 2020년 5월 19일, 스팀(STEEM) 블록체인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STEEM 네트워크 0.23 버전의 하드포크입니다. 소프트웨어 재수정으로 롤백이 가능한 소프트포크와 다르게 하드포크는 되돌릴 수 없는 업데이트입니다. 스팀체인 역시 0.23 하드포크를 통해 두 개의 다른 블록체인으로 나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왜 스팀 홀더들은 하드포크를 단행하게 된 것일까요? 오늘은 그 배경과 전망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발단은 트론(TRON)의 스팀(STEEM) 재단 인수

 

 

 

 

 

 

 

이번 사건의 발단은 저스틴 선(Justin Sun) 트론(TRON) 네트워크 CEO로부터 시작합니다.

 

스팀 이야기에 왜 트론 CEO가 등장하는 거냐고요? 트론 재단이 스팀의 SNS 서비스 스팀잇(Steemit)과 스팀 재단을 인수하면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스팀 재단이 인수된 이후, 스팀 커뮤니티와 저스틴 사이에선 계속해서 잡음이 생겼습니다.

 

스팀의 '증인'들은 해당 인수가 스팀의 탈중앙화 가치에 어긋나며, 스팀재단 물량이 특정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우려했습니다. (여기서 스팀의 '증인'은 의결권을 가진 회사의 주주나, 국가의 국회의원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기존 스팀 재단의 암호화폐 STEEM은 스팀 생태계를 위해 사용되기로 약속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자금이 저스틴 선과 트론 재단의 판단에 따라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면 자칫 스팀 생태계가 망가질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이에 저스틴 선 CEO는 크게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반대 의견이 제시되자, 결국 저스틴은 증인 투표를 통해 자신에게 반대하는 기존 증인들을 트론 측 증인으로 교체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저스틴이 바이낸스와 후오비 거래소 물량을 투표에 동원했다는 점입니다.

 

이 소식이 퍼지자 커뮤니티는 거래소가 투자자들의 물량으로 블록체인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역시나 크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사건은 바이낸스 거래소가 투표를 철회하고 커뮤니티에 사과하면서 일단락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양측간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스팀 증인들은 하드포크를 단행을 결정했습니다. 저스틴 선 CEO와 트론 재단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탈중앙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블록체인이 바로 하이브(HIVE) 입니다.

 

 

 

 

 

 

 

그럼 기존 스팀 디앱(DApp)은 어디로 가야할까?

 

 

 

 

 

 

 

 

스팀의 하드포크로 블록체인이 둘로 나뉘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빠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스팀 디앱(DApp) 서비스를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디앱 입장에서 메인넷으로 사용하던 블록체인이 하드포크될 경우 세 가지 선택지가 생깁니다.

 
  1. 기존 블록체인에 남거나 (STEEM)

  2. 새로운 블록체인으로 옮기거나 (HIVE)

  3. 양쪽 모두 운영하는 방법입니다. (STEEM + HIVE)

 

언뜻 보기엔 많은 사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3번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위에서 구동되는 온체인 디앱(On-Chain dApp)의 경우, 3번을 선택하면 동일한 서비스를 두 개 운영하는 격이 됩니다. (온라인 게임으로 예를 들면, 대한민국 서버만 운영하다가 미국 서버를 추가해서 개별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죠) 이는 비용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1, 2번을 선택하면 이전보다 적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디앱을 운영하게 됩니다. 하지만 디앱 입장에선 사용자 이탈을 우려할 수 있어 만족스러운 선택은 아닙니다. 각자 장단점이 명확한 상황에서 기존 스팀 디앱 프로젝트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하이브를 선택하는 스팀 디앱

 

 

 

 

 

 

 

 

 

스테이트오브더댑스(State of the dapps)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스팀 디앱 34개 중, 하이브로 옮기거나 동시에 운영하는 디앱은 뉴스레터를 작성하는 현재 기준으로 총 30개입니다. 무려 88%에 해당하는 수치로, 주요 스팀 디앱 프로젝트는 하이브를 선택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팀의 얼굴과 같은 디앱, 스팀잇(Steemit)은 하이브로 이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팀 체인과 함께 하이브 블로그(Hive Blog)로 하드포크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하이브 블록체인에 스팀잇을 복제한 디앱이 존재하는 겁니다. 심지어 하이브 블로그는 하드포크 이전 스팀잇의 모든 콘텐츠까지 갖고 있습니다. 덕분에 기존 스팀잇 유저가 사용하기에도 큰 불편이 없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드포크와 함께 스팀잇의 서드파티 디앱(eSteem, Busy, PeakD) 역시 하이브로 이동했습니다. 이들 역시 스팀의 상위 디앱들입니다.

 

또한 대표적인 스팀 디앱 게임 스프린터랜드(Splinterlands) 역시 2020년 6월 1일에 하이브로 이주를 예고했습니다. 뉴스레터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스프린터랜드는 TCG(Trading Card Game) 장르로 현재 가장 활성화된 블록체인 게임 중 하나입니다.

 

스팀헌트나 디튜브처럼 몇몇 스팀 디앱은 아직 이전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디앱들도 하이브 네트워크 사용자가 늘어나면 얼마든지 이동을 결정할지 모릅니다. 유저가 모이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되어있으니까요.

 

 

 

 

 

 

 

 

 

 

 

 

 

 

 

 

✅ 체크 포인트 : 스팀과 하이브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많은 디앱이 하이브로 이동한 현상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저스틴 선에 반대하는 동시에 하이브(기존 스팀 커뮤니티)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와 무관하게 하이브 블록체인이 시장성이 있다고 해석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디앱 입장에선 사용자가 많고 시장성 높은 플랫폼으로 옮기는 게 당연한 행동입니다. 어느 이유든지 간에, 스팀 디앱이 하이브를 선택할수록 하이브 블록체인의 가치는 빠르게 올라가게 됩니다. 스팀 입장에선 충분히 위기감을 느낄만한 부분입니다.

 

업계에서도 스팀과 하이브에 대해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탈중앙화 생태계를 아우르지 못한 트론의 일방적인 인수라는 비판과 제대로 된 합의 과정 없이 소수 상위 증인들이 은밀하게 소프트포크를 결정하고 실행함으로써 DPoS가 소수의 통제에 따라 운영된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스팀과 하이브는 결별 후 독자노선을 걷게 되었습니다. 트론이 스팀을 인수한 것이 독이 될지 득이 될지, 그리고 하이브가 스팀을 뛰어넘는 블록체인이 될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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