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운용사의 가상자산 투자 진입장벽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자산 운용사의 가상자산 투자 진입장벽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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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헤지펀드계 거물 폴 튜더 존스 (Paul Tudor Jones)의 비트코인 투자 결정이 지난주 메스컴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헤지펀드의 역사가 길지 않은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일 수 있으나 해외에서는 잘 알려진 전설적인 투자자입니다. 존스는 1980년 26세의 젊은 나이에 자신의 이름을 건 Tudor Investment Corp를 설립하고 지금의 헤지펀드라는 단어를 있게 한 장본인 중 하나입니다. 그가 시카고 상업 거래소 (CME) 선물을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를 시작했다는 뉴스는 비트코인이라는 신생 자산군이 자산운용업계에서 더 터부시될 필요가 없고 헤지펀드를 필두로 한 전문 자산운용사들이 투자를 집행할 수 있게끔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존스가 집필한 Investors’ letter에 의하면 비트코인에 투자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 19 이후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양적 완화입니다. 그는 이를 “Great Monetary Inflation”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훗날 코로나19 극복 후 수요 회복이 됐을 때 중앙은행들은 늘어난 통화량을 적시에 원상 복귀 시킬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이러한 상황이 결국 높은 소비자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존스는 이런 상황을 가정하고 금융자산, 현금, 금, 비트코인 이 4가지 자산에 대한 그의 참모들의 의견을 수집하여 점수로 평가하였습니다. 그가 놀란 것은 점수를 비교해보니 비트코인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은 반면 그 시가총액은 다른 자산 대비 터무니없이 작다는 것이었습니다. (금융자산 시가총액의 1,200분의 1, 금의 1/60). 존스가 내린 결론은 비트코인이라는 자산군은 엄청나게 저 평가되어있고 이를 고려하여 그가 운용하는 펀드의 1~2%를 비트코인에 배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특히 자산의 가치 저장 기능을 (Store of Value) 구매력, 신뢰도, 유동성, 휴대성으로 나뉘어 분석하고 이중 신뢰도를 제외한 모든 면에서 비트코인이 우수하다고 평가하였습니다. 다른 자산에 비해 역사가 짧은 비트코인이 현재는 신뢰도에서 뒤지지만, 이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나 페이스북의 리브라 보급이 진행됨에 따라 대중들의 저항감은 낮아지고 신뢰도 리스크는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끝으로 존스는 지금의 비트코인은 1970년대 금 시장을 연상시킨다고 하고 끝을 맺습니다. 미국에서 금은 1971년 금본위제가 종료되기까지 민간인에 의한 투자자산으로의 소유가 불법이었습니다. 금은 민간인 소유가 허용된 이후 일종의 신생 자산군으로 적정 가격을 찾아가는 변동성이 높은 시기를 1970년대에 경험하고 그 후 법정화폐 통화량 증가에 맞추어 시가총액이 팽창하였습니다. 전문 자산운용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투자자들은 존스의 이러한 논리를 반박하기 힘들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자산군을 포트폴리오에 영입하지 않는 것이 자산운용사의 선관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날이 머지않을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