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궁극적인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金)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금값이 금값이 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13일에 국제 금값은 온스당 1788달러까지 상승하며 지난 2012년 이후 근 8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쓰기도 했습니다. 올 들어 평균 금값은 1600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지난해 1393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국내 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kg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6만875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치솟는 금값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사회적 피해가 얼마나 커질지 알 수 없다 보니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 금 수요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무지막지하게 돈풀기에 나서면서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향후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금 투자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인 금 제련소들이 공장 문을 닫거나 조업을 줄이면서 금 공급이 부족해진 것도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 세계 최대 금 제련업체들인 발캄비, 팜프, 아르고 헤레우스가 잇달아 14일씩 공장을 폐쇄하는 등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금 선물시장에 골드바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가격 상승세도 쉽사리 꺾이지 않을 전망입니다. 지난달엔 골드만삭스가 "코로나19 사태가 6월까지 이어지면 금값이 1년 내에 1800달러까지 뛴다"며 최후의 통화인 금을 사라고 투자의견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준도 금은 찍어낼 수 없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금 가치가 더 뛴다며 내년말까지 금값이 3000달러까지 간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살아나는 금값과 비트코인 동조화
재미있는 것은 이 같은 금 선호와 금값 상승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도 호재가 되고 있다는 겁니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가격이 하락했던 비트코인은 최근 금값 상승 덕을 보고 있습니다. 반감기를 앞두고 있다는 시기적인 특성도 한몫했지만 금값과의 동조현상이 차츰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실제 미국의 디지털 자산운용사인 반에크(VanEck)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2월 1일부터 올 3월 27일까지 0.03에 불과했던 비트코인과 금과의 상관계수는 올 2월 28일부터 3월 27일까지 한 달간 0.49까지 높아졌습니다. 상관계수가 0이면 상관관계가 전혀 없는 것이고 1이면 완벽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건데, 통상 0.4를 넘으면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반에크는 "코로나19 위기처럼 단기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일정 부분 안전자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금값 상승에 인기 끄는 금 기반 토큰들
특히 `테더 골드(XAUT)`나 `팍소스 골드(PAXG)`, `더마이다스터치골드(TMTG)`처럼 금과 관련된 토큰들은 금 투자수요 일부를 옮겨오는 양상까지 보이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올 1월 말에 출시된 테더 골드는 1분기 내내 많아야 100만달러 정도의 시간당 거래대금에 머물다가 최근 하루 1300만달러 이상의 거래대금을 보이고 있습니다. 1월 이후 꾸준한 거래 증가를 보인 팍소스 골드도 최근 150만달러가 넘는 거래대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금 기반 토큰 거래대금은 1년 만에 275%나 급증했다고 합니다.
이들 토큰 가격도 함께 뛰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장 큰 금 연동 암호화폐인 테더 골드는 현재 트로이온스(31.1035g)당 1688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금 현물 가격보다 1~2%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입니다. 금 기반 토큰은 거래량이 적을 때에만 해도 금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스카운트된 가격에 거래됐지만, 이제 유동성이 커지자 금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된 겁니다.
금 기반 토큰은 토큰 하나하나가 기관투자가의 오프라인 자산 보관소에 있는 금 현물을 대표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원할 경우 실제 금 현물로 바꿀 수 있다는 장점에다 수수료를 주지 않고도 금을 보유함으로써 국제 금값 상승에 따른 수혜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대목에서 지켜볼 부분은 금 기반 토큰들이 가지고 있는 거래상대방 리스크(counterparty risk)입니다. 이는 금 ETF 등도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는 위험인데, 결국 이들 토큰의 준비금으로서 금 현물을 보관하고 있는 기관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금 기반 토큰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얼마나 더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할 부분입니다.
댓글 3개
블루레인
2020.05.12 15:19:56
잘봤어요~~
NCWT
2020.05.12 08:47:43
금은 좋은 자산이죠!
망경동왕초
2020.05.12 07:54:39
지금은 막차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