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쯤부터 구글에서는 `비트코인 반감기(Bitcoin Halving)`를 검색하는 구글러들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그 수치가 100에 근접할 정도로 빠르게 치솟았습니다. 구글에서는 검색 키워드 추세를 지수(index)로 만들고 도표화해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데, 이를 구글 트렌드(Google Trend)라고 합니다. 구글에 들어와 검색하는 구글러들이 어떤 이슈에 관심이 많은지를 한눈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지표입니다. 특히 조사대상 기간 중 검색 횟수가 가장 많았던 때를 최고점인 100점으로 정하고 시기별로 상대적 관심도를 수치로 보여주는데요.
얼마 전엔 레슬러 출신 UFC 격투기 선수인 벤 아스크렌이 자신의 트위터 대문 이름을 `Bitcoin Halving May 13`으로 바꿔 달아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현재 비트코인 반감기에 대한 구글 트렌드 점수가 100에 근접했다는 건 이번 반감기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이는 앞선 2016년에 있었던 비트코인 반감기보다 더 높은 관심도입니다.
비트코인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프로토콜 상에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비트코인의 총 공급량을 2100만 개로 정해 놓았고요. 새로운 비트코인은 완만하게 통제된 비율로 채굴자가 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보상으로 지급하게 설계됐습니다. 채굴에 따른 보상은 약 4년을 주기로 절반씩 줄어들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공급되는 속도가 4년마다 반감한다고 하겠습니다. 채굴을 하면 할수록 채굴이 어려워지고 보상이 줄어드는 게 금(金) 채굴 특성을 본 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는 채굴자가 비트코인 블록을 하나 쌓을 때마다 비트코인 50개씩을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그러다 2012년 11월 28일에 첫 반감기를 맞았던 비트코인은 채굴 보상을 50개에서 25개로 줄였습니다. 두 번째 반감기였던 2016년 7월 9일에는 보상이 25개에서 12.5개로 다시 반 토막 났습니다. 역사상 세 번째인 이번 반감기는 5월 13일로 예상되고 있고, 채굴 보상은 현재의 12.5개에서 6.25개로 다시 줄어듭니다.
통상 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는데요, 수요가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반감기에 공급량이 줄어들면 가격은 위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기대가 늘 있어 왔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도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당 기간 상승세를 보인 것도 사실입니다.
첫 번째 반감기였던 2012년 11월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무려 1년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가격 상승폭은 무려 8990%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그 이후 1년 반 가까운 장기적인 하락세가 뒤따르긴 했습니다. 그리고 2차 반감기였던 2016년 7월부터 비트코인 가격은 또 장기 상승세로 돌아섭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8년 1월까지 3035% 상승했습니다. 물론 이때에도 2018년 1월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장기 하락 후 조정국면으로 돌아서긴 했고요.
이렇다 보니 이번 반감기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강한 게 사실입니다. 실제 발렛(Ballet)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그동안 두 차례 반감기에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뛴 경험이 있는 데다 특히 이번은 비트코인이 주류 투자자산으로 자리 잡은 이후 처음으로 맞는 반감기라는 점에서 상승 잠재력이 더 높다"며 올해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 바 있습니다. 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쓴 작가 로버트 기요사키도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트코인 반감기를 맞아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이를 미리 매수하라고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이 낸 보고서는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해시레이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해시레이트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가진 연산력(컴퓨팅 파워)의 총합인데요, 이 해시레이트가 감소하면 블록 생성주기가 길어지고 이를 조정하기 위해 채굴 난이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쟁글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두 번의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해시레이트는 각각 24일, 18일 동안 21%, 11%씩 줄었다고 합니다. 반감기 이후 효율성이 떨어지는 채굴자들은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고 남은 효율적 채굴자들이 연산처리능력을 강화하면서 채굴에 힘을 쏟은 덕에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후행적으로 올랐다는 겁니다. 즉, 이번 세 번째 반감기 이후에도 해시레이트가 줄어든다면 앞선 두 차례와 같이 가격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반감기 이전부터 해시레이트가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실제 반감기 이후 해시레이트가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보수적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은 단 두 차례의 경험으로 이번 3번째 반감기 이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뛸 것이라고 보면 안 된다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트코인이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된데다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이 스마트 해지면서 선제적으로 반감기 이후 조정될 공급량을 반영해 시세를 형성해오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드는 것 외에 수요가 얼마나 살아있을지가 관건일 텐데요, 이번 반감기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가 시장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 2개
NCWT
2020.04.21 08:38:26
기대만 하렵니다.
망경동왕초
2020.04.21 05:46:30
잘 보았습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