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내년부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8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29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새 규제를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거래는 루피아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가상화폐를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수겅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가상화폐 사용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며 "가상화폐는 기초가 부실하고 매우 불안정한 탓에 경제에 부정적 충격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활동 중인 금융기술 관련 업체들이 가상화폐에 관여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비트코인 등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금융기술업 허가를 즉각 박탈할 것"이라고 깅략히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전 세계적인 비트코인 열풍이 투기로 이어질 가능성과 더불어 자금세탁 및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자체는 별도로 규제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가상화폐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규모를 확인할 공식 자료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선 시장 규모와 무관하게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 이어 비트코인 사용을 금지한 국가가 더 늘어났다는 사실 만으로도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심리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