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제재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베네수엘라가 가상화폐 '페트로' 발행을 통해 경제난 극복을 시도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를 통해 가상화폐 '페트로(petro)'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페트로는 석유, 가스, 금,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다.
마두로 대통령은 "가상화폐 발행을 통해 금융 주권을 지키고, 금융 거래를 하며, 금융 봉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출시 일정, 작동 방식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가상화폐 페트로 출시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우회해 붕괴된 베네수엘라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정치 상황을 문제 삼아 지난 8월부터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신규 금융거래 금지 등 경제제재에 들어가자 베네수엘라는 채무상환 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해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가 미국의 제재 때문이라고 비판해왔다.
자국 통화 '볼리바르'의 가치는 지난 한 달 동안 달러 대비 57%나 하락했다. 볼리바르의 급격한 가치 하락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베네수엘라 경제가 올해 12% 역성장하고, 물가가 내년에 연간 기준으로 2300%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들도 베네수엘라의 국가 신용 등급을 디폴트 직전 단계로 내려놓은 상태다. 다만 베네수엘라의 전통적인 우방인 러시아, 중국 등이 지원에 나서고 있어 디폴트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