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불린 국내외 암호화폐의 가격차가 해외 공급 제한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40% 이상 확대됐던 암호화폐의 국내외 가격차가 반복될 수 있다는 예측에 투자자 피해와 불법 외환 거래 등을 유도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김동섭 과장 등은 11일 '암호화폐 시장에서 국내외 가격차 발생배경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을 미 달러화로 환산해 비교해본 결과 2017년 7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원화 표시 비트코인 가격은 해외시장 가격보다 평균 5% 높았고, 특히 지난 1월에는 48.29%나 높은 가격이 형성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암호화폐의 국내외 가격차가 확대됐던 것은 국내 시장의 이상과열로 수요가 급증한 반면, 해외 공급은 재정 거래를 제약하는 요인들로 인해 거래가 제한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재정 거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는 금융기관 등 전문적인 시장 참가자 부재, 거래 비용과 가격 변동 리스크, 거래 관련 복잡한 절차 및 처리 지연 등을 꼽았다.
이같은 기술적·제도적 문제들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고, 해외 공급 제약 규제인 거래실명제와 송금한도 등도 완화하기 어렵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투기 수요가 진정되면서 가격차가 축소됐으나 향후 국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경우 국내외 가격 격차가 재차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과장 등은 국내 유통시장과 해외시장의 괴리가 커질수록 시장 지배력이 높은 공급자에 의한 가격 조작이 용이해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암호화폐의 국내외 높은 가격차는 불법 외환 거래 등 탈법 행위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측은 "암호화폐 투기 과열에 편승해 가격 조작 등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질서를 엄격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막연한 가격 상승 기대를 바탕으로 비이성적인 투자 행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암호화폐의 장단점과 한계, 관련 투자 행위의 위험성 등에 대한 교육과 홍보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