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공동개발자가 새로운 암호화폐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익명의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와 함께 비트코인의 첫 코드를 개발했던 마티 시리우스 말미(Martti Sirius Malmi)가 새로운 암호화폐 'AXE' 출범을 준비하는 개발팀에 합류한 사실이 코인데스크 취재로 확인됐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말미의 온라인 평판 확인 시스템(Identifi online reputation system)과 탈중앙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Decentralized database system)을 결합해 웹을 탈중앙화하는 것이다.
2009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말미는 아마추어 개발자로 사토시와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은 유일한 개발자로, 비트코인 초기 단계에서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했다. ‘Bitcoin.org’ 웹사이트의 관리자 권한을 부여받을 정도로 사토시의 신임을 얻었고, 비트코인의 두 번째 코드 변경에 반영된 대부분의 수정사항은 그의 작품이다.
이후 2014년, 말미는 탈중앙화 구조를 앞세운 온라인 평판 확인 시스템 ‘Identifi’를 출범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대기업들이 인터넷을 장악하고 통제하는 것을 저지하겠다는 목표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암호화폐 사용 장려가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구글, 페이스북, 이베이, 에어비앤비 등 거대 온라인 비즈니스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중앙화된 인덱스로 검색 가능한 항목이나 다름없다. 변혁을 위해 탈중앙화된 인덱싱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2014년 출범한 'GUN'이 합류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말미는 두 개의 프로젝트를 통합하기 위해 'ERA'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ERA와 GUN의 CEO 마크 나달(Mark Nadal)은 “마티와 나는 정부들이 어떻게 아직도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IP 주소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는지 토론했다. 통신사, 구글, 아마존 등은 망 중립성 없이도 트래픽을 막거나 경로를 바꿔버릴 수 있다. 이런 취약성은 모든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우리가 AXE를 개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GUN은 올해 초 드레이퍼 어소시에이츠(Draper Associates)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150만 달러를 투자받았고, 이미 레딧과 유튜브의 탈중앙화 버전을 개발했다.
말미는 ERA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Identifi’가 검열 걱정 없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토콜 레이어를 제공해 한층 더 탈중앙화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ERA는 진정한 탈중앙화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운영해야 했는데, 이 시점에서 새로운 암호화폐 토큰이 등장한다.
AXE가 합류한 ERA는 네트워크 사용자들이 데이터를 저장하도록 장려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기존과는 접근 방식이 약간 다른데, 여러 서버에 돈을 지급하는 대가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대신 암호화된 데이터를 계속 전송하고 주고받도록 한다.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전송되므로 이전하는 서버들은 데이터를 읽어낼 수 없다. ERA는 탈중앙화 통화로 자신의 암호화폐만 사용하며, 블록체인에 사용자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다.
말미는 ERA가 '올바른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탈중앙화 웹에 통합시킬 것이라며 "암호화폐는 인프라의 탈중앙화를 장려한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말미와 나달은 해당 기술이 다른 기술보다 확장성이 더 크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말미는 개발자로서 "편리한 일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동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