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벤처기업 마크로젠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유전체 빅데이터 유통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정밀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치가 크지만 개인정보 보안 문제로 활성화되지 못한 유전체 빅데이터 생태계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활성화하려는 시도다. 이미 해외에서는 '네불라 지노믹스(Nebula Genomics)' 등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작업이다.
6일 빅데이터 전문기업 빅스터는 국내 1위 유전체 분석기업 마크로젠과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유전체 빅데이터 유통 플랫폼'을 내년 6월까지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전체 정보는 헬스케어 빅데이터의 토대가 되는 데이터로 그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 의료계에서는 환자 맞춤형 진단과 치료에 이용되고 있으며, 제약계에서는 신약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초 정보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일반인에게는 DTC(Direct-To-Consumer) 검사 등을 통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정보로 이용되기도 한다.
유전체 정보는 개인의 생물학적 특성이 기록된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공유와 활용 면에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킹을 비롯한 보안 위험,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고도화된 암호화 및 비식별화 조치를 적용해야 하며, 안정적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빅스터와 마크로젠은 유전체 빅데이터를 저장 및 전송하는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키로 하고 산업통산자원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지난 6월 하순부터 해당 플랫폼 구축을 시작했다.
이번에 빅스터와 마크로젠이 함께 구축하는 플랫폼은 네트워크 참여에 제한을 둘 수 있고 확장이나 관리가 용이한 '컨소시엄 블록체인(Consortium Blockchain)' 기술을 사용한다. 제약회사, 연구소, 병원, 유전체 분석기업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제한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참여기관에만 접근 권한을 부여해 개인 정보 유통 시 보안성을 대폭 높였다.
특히 이번 플랫폼 구축에는 빅스터가 가지고 있는 공개키, 대칭키 기반의 암복호화 방식 특허(제10-1646172호)와 마크로젠의 복수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생명정보 데이터 제공 방법, 생명정보 데이터 저장 방법, 생명정보 데이터 전송 시스템 특허(제10-1880175호)가 함께 적용된다. 이를 통해 보안성과 안정성에서 보다 발전된 형태의 유전체 유통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양갑석 마크로젠 대표는 "유전체 데이터는 다방면으로 활용 가치가 있음에도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 솔루션 문제로 유통과 활용이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구축하는 플랫폼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해 유전체 빅데이터 및 헬스케어 빅데이터를 자유롭게 유통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고 있는 빅스터 이현종 대표는 마크로젠과의 유전체 빅데이터 블록체인 연구 및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오는 10월 컨소시엄 블록체인 시스템을 패키지화한 신제품 'Bowledger'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해당 상품이 국내외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 시장에 새로운 장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