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블록체인 시장 진입 소식을 알리면서, 한동안 침체기에 놓였던 암호화폐 시장이 일제히 반등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뉴스는 16일(현지시간) 블랙록이 사내 각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해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실무팀(working group)'을 구성해 시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실무팀은 뉴욕 멀티에셋 투자부문 스트래티지스트를 맡고 있는 테리 심슨이 총괄하고 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블랙록 측 대변인은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수년 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블랙록은 지난해 기준 총 6조2,880억 달러(약 7,094조원)의 막대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모든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을 합한 금액의 약 23배, 한국 연간 국내 총생산(GDP)의 약 4.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최근(13일)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SAC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회장 스티븐 코헨이 암호화폐 투자에 나섰다는 발표와 맞물려, 전문가들은 이같은 거대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최근 박스권에 갇힌 암호화폐 시세의 상승 모멘텀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시각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는 전체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오전 11시 30분경)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84% 상승한 760만9,501원을 기록 중이고,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라이트코인도 각각 6.63%, 7.56%, 10.58%, 9.51%, 7.54%의 눈에 띄는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시세도 마찬가지다. 빗썸 기준(오전 11시 30분경) 비트코인은 어제보다 4.48% 상승한 748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라이트코인도 5.17%, 5.57%, 8.88%, 8.00%, 5.56%를 기록하며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이같은 시장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블랙록 CEO 래리 핑크는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매매를 준비할 계획은 없다"며 전담팀을 꾸린 이유는 암호화폐가 향후 현금을 대체할 결제수단이 될 가능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차지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