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거래소가 해킹으로 350억원 규모 암호화폐를 탈취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를 탈중앙화 방식으로 일부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빗썸은 20일 리플을 비롯한 35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도난당했다고 긴급 공지를 통해 밝혔다.
지난 10일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이 400억원대 코인을 탈취당한 것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 사고다.
이렇게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면서 업계가 뒤숭숭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거래소 해킹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앙화된 거래소 구조’를 꼽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 역대급 해킹사고를 당한 마운트곡스(2014년)나 코인체크(지난 1월) 등의 거래소들도 모두 블록체인과는 무관한 중앙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돼 해킹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중앙화된 거래소는 거래 중개뿐 아니라 투자자 자산 보관까지 해 문제가 된다. 반면 탈중앙화 거래소는 거래를 연결만 하고 사용자의 자산을 보관하지 않기 때문에 도난당할 자산 자체가 없다.
다만 탈중앙화 거래소는 블록 생성 주기가 긴 관계로 실시간 거래 처리가 어려워 현 블록체인 체계로는 구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업계는 현 거래소 보안 수준을 끌어올리는 한편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중앙집중형 거래소를 서서히 탈중앙화 거래소 형태로 바꾸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3월 윤석구 소버린월렛 네트워크 대표는 한 컨퍼런스에서 “바람 잘 날 없는 거래소에는 탈중앙화가 답”이라며 "탈중앙화 거래소 구현을 위한 3세대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행 고팍스 거래소 대표 또한 지난 5월 토큰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탈중앙화 거래소와 중앙화 거래소가 혼재된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며 “암호화폐의 미래는 거래소, 언론, 투자자, 정부 등 이해 당사자들이 얼마나 책임 있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또 이준행 대표는 “업계 경쟁력에 있어 거래소가 차지하는 부분이 굉장히 크다”며 “거래소가 블록체인의 관문 역할을 하는 만큼 계속 기술 경쟁력을 쌓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빗썸 해킹 소식이 전해지면서 암호화폐 시세 또한 일제히 출렁이고 있다. 현재(오후 4시) 빗썸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전일 대비 3.17% 하락한 717만 7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들도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0.78%), 리플(3.85%), 이오스(-4.67%), 비트코인캐시(-3.27%), 라이트코인(3.06%), 모네로(-5.76%) 등도 5%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신예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