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 인터뷰] 퀀텀 CEO 패트릭 다이 “누구도 하지 않은 일을 시도하는 것이 혁신”

“퀀텀은 비트코인의 UTXO와 이더리움의 EVM을 결합한 기술입니다. 산업계 발전을 위해 출시한 가상머신 ‘퀀텀 X86’으로 기존 IT 시장의 모든 개발자들을 블록체인 시장으로 유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혁신적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세대 블록체인을 대표하는 비트코인과 2세대 블록체인 이더리움의 장점을 결합해 ‘중국의 이더리움’이라 불리는 퀀텀(QTUM)의 CEO 패트릭 다이(Patrick Dai)의 발언이다.

최근 출시한 가상머신(VM) 퀀텀 X86은 기존 컴퓨터에서 지원하던 개발 언어와 툴을 사용해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를 작성할 수 있게 해 개발자들의 시장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퀀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인공위성 프로젝트 ‘스페이스체인(Spacechain)’을 통해 최초로 오픈소스 위성 네트워크를 발사하는 등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퀀텀의 공동창립자이자 CEO 패트릭 다이를 블록체인 전문미디어 토큰포스트가 만났다. 자세한 인터뷰 전체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 블록체인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국과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준비 중이었는데, 비트코인을 알게 되었고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2년 만에 박사학위를 포기하고 완전히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들었죠. 블록체인을 연구하던 와중에 보상체계가 갖춰진 P2P 시스템이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접하게 되면서, 2012년부터 개발자로 전향해 개발에 주력해왔습니다.

Q. QTUM(퀀텀)은 무엇인가요?

퀀텀은 소프트웨어의 개발보다는, 현존하는 기술들을 결합해 더 효율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가상머신에 비트코인의 소스코드를 결합한 ‘UTXO(Unspents Transaction Output)’ 모델을 구축했고, 현재 시점에서 이 부분은 이미 완성됐습니다.

작업증명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비트코인과는 달리 지분증명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퀀텀은 확장성과 보안성이 보장됩니다. 비트코인의 UTXO와 이더리움의 EVM을 결합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퀀텀만의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인가요?

‘퀀텀은 블록체인 업계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아요. 기술적인 면에서는, 가상 레이어를 구축함으로써 스마트 컨트랙트의 실사용 예가 더 많이 탄생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오늘(5월 23일), 블록체인 산업계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가상머신 퀀텀 X86을 출시했습니다.

X86의 가장 큰 장점은 스마트 컨트랙트 사용의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개발자들이 개발에 착수할 수 있게 합니다. 대다수의 개발자가 C, C++, 파이선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데, 현재는 솔리디티를 다룰 수 있는 개발자만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X86을 사용하면 주류 프로그래밍 언어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효율적인 거버넌스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현재 퍼블릭 블록체인의 거버넌스 구조는 올바르게 구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 블록의 크기를 1MB에서 2MB로 높이기 위해 하드포크가 발생했고, 그 결과 비트코인캐시가 등장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이더리움 클래식이 탄생하기도 했죠.

그래서 퀀텀은 DGP(탈중앙화 거버넌스 프로토콜)를 도입해, 블록 관련 결정 사안을 두고 사용자들이 직접 투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으로 블록체인 시장 전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Q. DGP에 대해 좀 더 설명 부탁드립니다.

DGP의 근본적 목표는 블록체인 업그레이드 시 더 많은 참여자들을 포함시켜, 참여자의 의견이 반영된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는 블록체인 자체 관리에 합의 알고리즘이 존재하지 않는 현재 시장의 큰 과제 중 하나입니다. 사토시가 없어졌으니 우리가 블록체인을 살려낼 방법을 찾아야 하잖아요?(웃음) 비탈릭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포크라는 결정을 내린 것과 같은 사태는 방지하고 싶었어요.

첫 블록을 설계할 때 스마트 컨트랙트상에서 블록 사이즈, 가스, 한계치 등 블록 파라미터를 설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블록이 작거나 거래내역이 너무 많다거나 등의 문제가 발견되면, 코인 소유자들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제안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퀀텀의 현재 블록 사이즈가 2MB인데 4MB로 높이자는 제안이 있다면 투표를 거쳐 동의를 받은 후 블록체인 자체 수정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DGP는 포크 가능성을 최소화했습니다. 모든 참여자들이 투표를 통해 블록 파라미터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코인 소유자만이 투표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닙니다. 거래소, 지갑 서비스 제공자 및 개발자 등 블록체인과 연관된 단체들이 많죠. 미래에는 규제기관까지 포함해서요. DGP는 모든 단체들이 함께 투표에 참여해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기능을 탑재해, 최종 방안이 결정된 이후 블록체인 업그레이드가 실행됩니다.

Q. 오늘 출시한 퀀텀 X86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X86이란 이름은 컴퓨터상에서 통용되는 X86 아키텍처에서 따왔어요. 컴퓨터, 핸드폰 등 인터넷 기기에서 사용되는 아키텍처로, 현존하는 모든 CPU 프로세서들은 X86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현존 프로세서들과의 연결성을 고려해 퀀텀 X86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X86을 통해 새로운 가상머신, 미래의 Dapp을 위한 가상머신 운용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C, C++ 언어를 사용하는 개발자들은 사용하기 굉장히 쉬울 거예요. 이더리움 가상머신과는 달리 모든 컴파일러, 디버그 도구들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더리움 가상머신은 혁신적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완벽에 다다르려면 멀었어요. X86은 더 효율적인 스마트 컨트랙트, Dapp 제작 시스템으로 많은 개발자들을 유입해 생태계를 확장시킬 것으로 봅니다. 개발 과정을 간소화해 기존 시장의 모든 개발자들을 블록체인 시장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스페이스체인(Spacechain)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프로젝트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Spacechain 프로젝트 블록체인 분야에서 기술적 자문만 맡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대표해서 말씀드릴 순 없어요. 비트코인, 이더리움, 퀀텀 등 암호화폐의 창조 의도는 완전한 P2P 네트워크의 설립이잖아요? 퀀텀은 지분증명 블록체인인데, 우주에 지분을 가진 노드가 존재한다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블록체인은 혁신적인 분야인데, 우주 또한 우리에게 미지의 공간이고 알아가야 할 숙제지요. 블록체인과 우주 기술을 접목하고 싶어서 프로젝트의 일부로 퀀텀 노드를 우주에 발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의 사고로는 미친 생각이죠. 하지만 모든 혁신은 미치광이들로부터 시작했어요. 혁신을 위해선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을 시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단 해보자’는 생각으로 우주에 노드를 발사했어요.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블록체인 노드가 우주에 존재한다는 걸 알리는 일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Q. 향후 퀀텀은 한국과의 파트너십 계획이 있나요?

우선 기술력을 높이는 데 더 힘쓸 계획입니다. 오늘 출시 예정된 또 다른 프로젝트로 ‘퀀텀 X’가 있습니다. X86의 기업형 버전으로 이더리움 가상머신과 연동할 수 있고, 약 1000 정도의 TPS(초당거래 처리속도)를 자랑합니다. X86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합의 알고리즘으로 설계되어, 제 생각에는 EOS에 대적할 만한 상대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기술적인 개발 외에 사업적인 개발에 있어서는 제가 지난주에도 한국을 방문했는데, 대형 디지털 콘텐츠업체와 협력해 퀀텀 기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제작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나아가 한국의 여러 거래소와도 협의 중인데, 퀀텀의 QRC20 토큰이 전 세계 거래소에서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투자하고 있습니다.

Q. 토큰포스트 구독자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올해로 블록체인이 세상에 나타난지 6년이 지났지만 10년, 20년은 더 우리 곁에 머물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은 초기 단계에 와 있을 뿐입니다.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퀀텀의 발전에도 끊임없는 관심 부탁드립니다.

차지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