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영 암호화폐 발행에 대한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TV와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애초부터 자체 암호화폐 발행을 할 수 없다”며 “다른 어떤 나라도 자체 암호화폐 발행이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암호화폐는 국경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러시아 중앙은행도 암호화폐가 국가적으로 통용되는 결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푸틴은 이렇듯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암호화폐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며 “러시아 또한 기술 개발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국영 암호화폐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은 2015년부터 업계에서 돌기 시작했다. 러시아 정부가 푸틴의 주문에 따라 '크립토루블' 혹은 '비트루블' 발행을 준비중이라는 소문이었다.
지난 1월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을 통해 러시아 국영 암호화폐가 2019년 중반께 출현할 것이란 보도가 흘러나왔고, 푸틴의 경제보좌관 또한 크립토루블 발행으로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피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 5월 22일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정의하는 디지털 금융 자산에 대한 법안을 1차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암호화폐와 토큰의 차이점, 스마트컨트랙트, 마이닝, ICO에 대한 정의와 규제가 포함됐다.
이 법안에 따르면 러시아 시민과 여행객들은 러시아 내 물품 및 서비스 거래에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없다. 즉 암호화폐가 법정화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 것임을 못박은 셈이다.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인 엘비라 나비울리나는 비트코인을 ‘준화폐’라고 칭한 바 있다.
신예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