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지위를 둘러싸고 법원과 금융당국이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큰 동요 없이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30일 대법원이 암호화폐를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자산으로 인정하고 몰수 명령을 내린 데 대해 금융위원회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홍성기 금융위 가상통화대응팀장은 “대법원은 범죄수익으로 얻은 비트코인을 몰수할 수 있을지 판결한 것일 뿐”이라며 “암호화폐 및 거래소와 관련한 정부 입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또한 어제(31일) 강남에서 열린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행사에 참여해 “재산적 가치가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금융상품으로 볼지, 금융규제 대상으로 삼을지는 별개 문제”라며 기존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최 위원장의 부정적 발언에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들은 별 탈 없이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현재 시각(오전 11시 30분) 암호화폐 시세는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1.91% 상승한 828만원에 거래 중이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상승세를 타며 지난주 급락분을 차츰 만회 중이다. 이더리움은 이번주 60만원 대를 회복한 후 현재 전일 대비 2.2% 상승한 63만1,000원을 기록 중이며, 리플(+1.98%), 퀀텀(+2.58%), 이더리움 클래식(+1.62%), 비트코인 캐시(+1.53%), 이오스(+0.67%) 등도 상승세다.
최 위원장은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 법안에 부처 간 이견은 없다”며 “법무부와 서로 협의하면서 할 일을 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당시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은 “거래소 폐쇄는 답이 아니다”며 “(최 위원장의 발언이) 긁어 부스럼처럼 됐다”며 반박했다.
신예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