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가격에 경제적 요소보다 투자자의 심리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워릭경영대학원(Warwick Business School)이 조사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가격과 투자자의 심리요인이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워릭경영대학원의 금융학 조교수인 다니엘레 비안키(Daniele Bianchi)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 14개 암호화폐의 가격 변화 패턴을 조사한 결과, 투자자들이 과거 수익을 올린 경험에 따른 심리상태가 가격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안키 조교수는 조사 보고서 '자산으로써의 암호화폐: 경험에 의한 평가(Cryptocurrencies as an Asset Class: An Empirical Assessment)'에서 "14개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은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나 절약 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데서 기인한다"라고 서술했다.
암호화폐는 금과 유사한 몇몇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를 장기적인 투자 및 절약 수단으로 여기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와 함께 정부나 금융기관의 규제 밖에서 암호화폐가 거래됨으로써 가격 변동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암호화폐 투자는 일반 통화의 가치보다 첨단 기술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과 좀 더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한 지난 6주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미화 약 6,500~1만 달러(한화 701~1,078만원) 선을 오락가락하며 큰 변화를 보였다는 것을 지적했다.
비안키 조교수는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이 '닷컴버블(Dot-Com Bubble)' 현상과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닷컴버블 현상은 1997~2001년 사이 인터넷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름에 따라 인터넷 관련 분야 주식이 급속히 상승한 거품 경제 현상을 의미한다.
비안키 조교수는 "소위 ICO라 불리는 규제를 거치지 않은 대중 판매로 오늘날 많은 암호화폐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1990년대 말 일어난 닷컴버블과 매우 흡사하다. 수많은 암호화폐 회사들 중 극소수만이 살아남을 것이며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마치 차세대 '아마존(Amazon)'을 찾는 일과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권승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