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Robert Shiller) 교수가 암호화폐를 "실패한 여러 화폐실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을 내놓았다고 21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로버트 쉴러는 예일대 경제학 교수이자 노벨 경제학 수상자로, 주택·닷컴버블 사태를 경고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쉴러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화폐를 만들려는 시도는 1800년대부터 있어왔다"면서 대공황시기 경제학자 존 피즈 노턴(John Pease Norton)이 시도한 '전기 기반 달러' 실험과 19세기 초 상인 집단이 금본위제를 대체하기 위해 시도한 지불 시스템 '시간 화폐(time money)'를 거론했다. 시간 화폐를 도입하고자 '신시내티 시간 매장(Cincinnati Time Store)'은 근무시간을 기반으로 상품을 판매하다 3년만에 문을 닫았다.
쉴러 교수는 "각 화폐 개혁은 독특한 과학 기술과 연결되어 있다"면서 "신기술의 신비한 측면이 암호화폐의 인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IT 분야 밖의 사람들은 암호화폐의 작동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이는 고급스러운 아우라를 만들어 암호화폐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근본적으로 화폐실험에는 사회 개혁에 대한 깊은 갈망이 내재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암호화폐 도입을 "오래도록 불평등과 전쟁을 야기한 정부보다 소비자를 존중해주는 기업가 집단이 주도하는 화폐실험"으로 "신봉자들에게 변화에 대한 열망을 심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쉴러 교수는 "지난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가 가진 그럴듯한 스토리성만으로는 화폐 개혁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이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