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암호화폐 시장 선점을 위한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선두에 선 골드만삭스는 지난달부터 첫 암호화폐 트레이딩 데스크를 마련하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전직 암호화폐 트레이더를 디지털자산시장부문 대표로 임명했다. 또 3일(현지시간)에는 몇주 내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라나 야레드 골드만삭스 임원은 “이번 결정은 대체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나왔다”며 “헤지펀드, 재단 등 기관투자자들의 관련 요청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도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 인터콘티넨탈 거래소(ICE)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개설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나스닥 또한 지난달 30일 암호화폐 거래소 진출을 시사했다. 나스닥의 CEO 아데나 프리드만은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 본다”며 “암호화폐 거래소 진출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블룸버그가 암호화폐지수인 BGCI를 출시하는 등 업계 큰손들의 진출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이같은 월가의 광폭 행보는 전 세계 다양한 고객층에서 암호화폐 관련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다.
톰슨로이터의 샘 채드윅 뉴컨텐츠부문 이사는 “헤지펀드와 자산관리사가 암호화폐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를 신호탄으로 암호화폐의 주류 편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다수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 유력 은행들의 차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X Empire에 따르면 브라이언 마키오니 JP모건 대변인은 “블록체인이 기업들에게 중요한 전환기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모건스탠리 관계자는 “지금의 ‘디지털 골드 러시’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며 “우리도 곧 뛰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신예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