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에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자유 구역을 지정해 달라는 제안이 올라와 화제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란에 "우리는 왜 언제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일 수밖에 없는가?"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게시글에서 청원인은 "우리나라는 현재 원천기술을 가진 주요 선진국과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의 후발주자들 사이에 낀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청원인은 새로운 원천기술 확보와 사업모델 창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거래소, 원화마켓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암호화폐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원천기술로는)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정도가 있다"면서 "AI의 경우 원천기술 격차가 이미 선진국과 현격하게 차이가 벌어졌고, 일부 주요국에 비해 기술적 지분이 미미해 패스트 팔로워가 되기에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그나마 패스트 팔로워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블록체인·암호화폐 분야, 이와 연결된 IoT 분야"라면서 "절대적인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인 미국을 제외하면 다른 패스트 팔로워들과 경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청원인은 "암호화폐가 이슈가 된 지 반년이 넘은 상황에서 관련 정책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이는 우리나라 공직사회에 만연한 보신주의와 부처 간 이기주의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나라의 눈치만 보고 있다가 과연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정책 및 목표를 제시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청원인은 "블록체인·암호화폐 정책 점검과 시행, 구체적으로 암호화폐·블록체인 관련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자유구역 또는 시범사업구역 지정해달라"고 제안했다.
한편 청원인은 암호화폐 규제와 대비되는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발행 사태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도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가상증표라 부르는 암호화폐는 무결성이 입증 가능한 블록 생성과 상호공유·검증이 가능하지만 주식시장은 허위매물을 쌓아놓고 공매도로 얼마나 장난을 쳤을지 가늠조차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가 사기라면 주식시장은 온갖 협잡과 야바위, 뒷거래가 난무하는 합법적인 서민(개미) 갈취수단"이라면서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명목으로 온갖 규제를 하더니 정작 투자자 보호가 절실히 필요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페이지(www1.president.go.kr/petitions/192485)에서 볼 수 있으며 12일 오후 현재 3천 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청원 마감은 내달 9일이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