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카고 20대 한인, 회사 소유 22억원 암호화폐 빼돌려 기소

미국 시카고 투자대행사에 근무해온 20대 한인 남성이 자신의 암호화폐 투자 손실을 메우기 위해 회사 기금에 손을 댔다가 덜미를 잡혔다.

15일(현지시간) 미 연방 검찰에 따르면 시카고 소재 '콘솔리데이티드 트레이딩'(Consolidated Trading LLC)의 한국계 트레이더 김 모(24)씨가 전신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시카고에서 암호화폐 거래 관련 형사 기소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개인적 투자 손실을 메우기 위해 회사 기금에 손을 댔고, 일부를 되갚는 방식으로 불법 행위를 은폐하려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11월 중 200만 달러(약 22억원)어치 이상의 회사 소유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을 불법적으로 개인 계좌에 옮겼다.

검찰에 따르면 앞서 김씨는 회사 측에 "암호화폐 개인 계좌를 갖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회사는 "이해 상충을 막기 위해 개인적 거래는 중단하라"는 권고했다. 김씨는 여기에 동의했지만 따르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회사 소유의 암호화폐를 개인 계좌로 옮긴 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김씨는 '안전을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 거짓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작년 11월 회사 경영진과 4명의 동료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일부 잘못을 시인했다. 하지만 횡령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잃은 투자금을 회복해보려고 잘못된 노력을 했다"며 "회사에 돌려줄 돈이 남아있을 때 멈추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신의를 저버린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시카고대학을 졸업하고 2016년 7월 콘솔리데이티드에 입사, 채권 트레이더로 일하다가 작년 9월 회사가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담당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씨는 한국에서도 암호화폐 트레이더로 단기간 일한 경력이 있다고 현지 매체는 소개했다.

김씨는 사전 심리를 위해 16일 시카고 연방법원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징역 20년 형에 처할 수 있다.

강성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