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필두로 하는 규제 기관들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옭죄는 상황이 유럽연합(EU)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점쳐졌다.
시장은 미국의 움직임이 EU로 하여금 더 명확한 규제를 내놓는 하나의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EU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조아힘 슈웰린 유럽 위원회 수석 경제학자는 "우리(EU)가 기업들로부터 들은 것은 많은 기업들이 성장하고, 안전성을 유지하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들은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유럽으로 오는데,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고 경쟁력 측면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미카(MiCA) 주요 협상자 중 한 명인 온드레이 코바릭 EU 의원은 "최근 SEC의 움직임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미카의 프레임워크를 계기로 기업들이 유럽 시장으로의 이전이나 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규제 당국 역시 미국 기업의 이탈에 대해 "환영한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미카가 발효되기 전부터 안정된 가상자산 라이선스 제도를 보유해온 국가로 알려져 있다.
앞서, 미국 SEC는 두 거래소 외 50여개의 토큰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증권성을 걸고 넘어졌다. SEC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기존 금융법상 카르다노(ADA)와 폴리곤(MATIC)은 증권 토큰에 해당한다.
바이낸스US는 이를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고 폴 그로월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는 "이런 주장이 바로 미국의 경쟁력을 손상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SEC는 명확한 규칙보다는 '집행에 의한 규제'에 빠져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는 나오고 있다. 패트릭 맥헨리 공화당 하원의원은 "가상자산에 대한 입법 영역에서 유럽의 성공은 미국인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혁신이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