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전이 미국 주정부 소송과 합의 논의 사이에서 지연되고 있다. 거래 규모는 1100억 달러(약 152조3500억원)로, 극장 배급과 케이블 채널, 스트리밍, 뉴스 채널을 함께 묶는 대형 미디어 재편이다.
엔피알(NPR)은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 합병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화업계 일부는 거래 차단을 원하고 일부는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쟁점은 단순한 영화사 결합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과 유통, 방송 채널, 스트리밍 플랫폼이 한 그룹 아래 묶일 수 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실은 7월 13일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막기 위해 12개 주 법무장관 연합이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법무장관실은 합병이 성사되면 미국 내 극장 영화와 기본 케이블 프로그램의 약 3분의 1을 결합 회사가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방 차원의 판단은 달랐다.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은 6월 12일 조사 종료 성명에서 스트리밍, 선형 TV, 극장용 영화 개발·제작·배급 시장에서 경쟁이나 소비자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같은 거래를 두고 연방 정부와 주정부의 판단이 갈리면서 이번 사안은 미국 미디어 산업 재편을 둘러싼 규제 충돌로 번졌다.
법원 절차도 거래 일정을 늦췄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실은 7월 24일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2027년 6월 1일 또는 법원 결정 전까지 합병을 마무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주정부 측 손을 들어주면 항소 기간에도 거래는 막힌다. 대형 미디어 합병이 규제 심사와 별도로 주정부 소송에 묶일 수 있다는 점이 이번 거래의 핵심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작가 단체도 반대 전선에 섰다. 미국작가조합(WGA)은 7월 14일 연방법원에 소송을 내고 합병 회사가 미국에서 오리지널 영화·TV 프로그램을 사들이는 최대 구매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셸 멀로니(Michele Mulroney) 미국작가조합 서부지부 회장은 “이 합병은 이미 집중된 산업에서 경쟁을 없애고 엔터테인먼트 노동자의 생계와 TV·영화의 창작 다양성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제작물 구매자가 줄어들면 작가와 제작사, 시청자가 선택할 수 있는 시장도 좁아진다는 취지다.
반대 진영 안에서도 합의 가능성은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캘리포니아주가 일부 케이블 채널 매각과 워너브러더스 영화 스튜디오 독립성 유지 같은 구조적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롭 본타(Rob Bonta)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파라마운트 측이 비공개 협상 내용을 유출하고 왜곡했다며 예정된 회동을 취소했다. 파라마운트는 유출 의혹을 부인하고 대화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가 시간 압박을 받는다는 보도도 나왔다. 파라마운트는 공시 자료에서 거래 종결 지연 시 워너브러더스 주주에게 분기당 약 6억5000만 달러(약 9003억원)의 추가 현금 대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정 공방이 길어질수록 합병 비용과 협상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미디어 산업에서 대형 합병은 통상 콘텐츠 지식재산권과 배급망, 플랫폼 가입자 기반을 한꺼번에 재편한다. 반대 측은 구매자와 배급 채널이 줄어드는 문제를 제기하고, 찬성 측은 스트리밍 경쟁과 기존 방송 시장 위축 속에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번 사안은 할리우드 내부 갈등에 그치지 않는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는 영화, 방송, 스트리밍, 뉴스 콘텐츠를 동시에 보유한 대형 미디어 자산으로, 제작·유통 주체가 줄어들 경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국내 배급·제작 시장에도 간접 영향이 생길 수 있다.
양사는 2027년 6월 1일 또는 법원 결정 전까지 합병을 완료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10월 1일 이후에는 지연 비용 문제가 거래 조건과 합의 논의의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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