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제넨텍(Genentech)과 최대 23억500만 달러(약 3조1892억원) 규모의 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6월 일라이 릴리(Eli Lilly) 계약 이후 석 달 만에 나온 대형 라이선스 계약이다.
한미약품은 24일 보도자료에서 로슈(Roche) 그룹 자회사 제넨텍과 비만·제2형 당뇨병·심혈관질환 등 대사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대상 지역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다.
이번 계약으로 한미약품은 선급금 1억9000만 달러(약 2629억원)를 받는다. 나머지 21억1500만 달러(약 2조9263억원)는 임상 개발, 규제 승인, 상업화 단계별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마일스톤이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별도 로열티도 받는다. 다만 전체 계약액 대부분은 향후 개발과 허가, 판매 성과에 연동돼 실제 유입 규모와 시점은 단계별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HM17321의 개발, 제조, 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권리를 유지한다.
HM17321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비인크레틴 계열 유로코르틴2(UCN2) 유사체다. 회사는 이 물질을 체중 감량과 근육 보존을 동시에 목표로 하는 계열 내 최초 신약 후보로 설명했다.
기술이전은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제조·상업화 권리를 다른 제약사에 넘기고 선급금, 단계별 성과금, 로열티를 받는 계약 구조다. 계약 총액은 모든 단계가 달성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어서, 실제 현금 유입은 임상 진행과 승인 여부에 좌우된다.
이번 계약은 6월 릴리와 맺은 소네페글루타이드 기술이전 이후 나온 추가 성과다. 당시 계약 규모는 12억6000만 달러(약 1조7426억원)였다.
한미약품은 릴리 계약 선급금 반영과 국내 의약품 사업 성장으로 2분기 연결 매출 4672억원, 영업이익 1311억원, 순이익 841억원을 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8602억원, 영업이익은 1847억원이었다.
실적 변수는 제넨텍 계약 선급금의 회계 반영 시점이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기업노트에서 제넨텍 계약 선급금 2629억원이 미국 반독점개선법 등 행정 절차가 끝난 뒤 4분기 일시 매출로 인식될 것으로 가정했다.
같은 보고서는 HM17321이 임상 1상 단계 후보물질이라는 점을 들어 잔여 마일스톤에는 신약승인확률 10%를 적용했다. 이는 계약 총액과 실제 평가 금액을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신용평가 쪽 평가는 더 신중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6일 이번 계약에 대해 선급금 유입으로 재무여력은 강화되지만, 마일스톤과 로열티 유입에는 시간이 걸리고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미약품의 장기신용등급을 ‘AA-’,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한국경제는 한미약품 주가가 이달 들어 59% 상승했고, 증권가에서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계약의 실적 기여는 선급금 인식 시점과 임상·허가 단계별 성과 확인 이후에 구체화될 예정이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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