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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DeFi는 죽은 게 아니라 진화한다”…오브스 란 해머 CEO가 말하는 ‘온체인 금융’

란 해머 오브스 CEO가 30일 KBW2026 토큰포스트 부스에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 토큰포스트

오브스(Orbs)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란 해머(Ran Hammer)는 탈중앙화금융(DeFi)이 고수익을 좇는 시장에서 기관과 전문 투자자가 참여하는 ‘온체인 금융(On-Chain Finance)’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브스 역시 기존 탈중앙화거래소(DEX) 중심의 사업에서 기관 거래 흐름을 겨냥한 API·SDK 기반 인프라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거래 환경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토큰포스트는 최근 한국을 찾은 해머 CEO를 만나 취임 이후 오브스의 전략과 DeFi 시장의 변화, 기관의 온체인 진입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 AI 에이전트 거래, 한국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해머 CEO는 2017년 오브스에 합류해 법률 업무를 시작으로 기업개발과 사업개발을 거쳐 최근 CEO에 선임됐다. 오브스는 자체 레이어1(L1) 네트워크로 출발했으며, 현재는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를 기반으로 현물과 무기한선물(Perpetual) 등 온체인 거래 실행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DEX 다음은 기관 거래…전문 자금 흐름을 온체인으로”

Q. CEO 취임 이후 가장 먼저 바꾸거나 가속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

A. 오브스는 지금까지 DeFi 시장에서 상당히 폭넓게 통합돼 왔다. PancakeSwap, QuickSwap, SushiSwap 등 여러 DEX와 통합했다. 이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상당 부분 해왔다고 생각한다.

반면 아직 충분히 접근하지 못한 영역이 전문 투자자와 기관의 거래 흐름이다. 앞으로는 거래소 이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한 접근보다 API와 SDK를 통해 전문·기관 자금이 오브스 인프라를 이용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기관 거래가 가진 잠재 거래량은 매우 크다. 대형 기관 고객 한두 곳의 거래량이 현재 존재하는 여러 DEX의 거래량보다 클 수도 있다. 신임 CEO로서 가장 집중하려는 부분이 바로 이 흐름을 오브스로 가져오는 것이다.

“DeFi가 사라진다는 뜻 아니다…온체인 금융으로 진화”

Q. 이번 세션 제목이 ‘DeFi Is Dead, Long Live On-Chain Finance’다. 기존 DeFi의 무엇이 달라져야 한다고 보는가.

A. ‘DeFi가 죽었다’는 말은 실제로 DeFi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관심을 끌기 위한 표현이고, 핵심은 DeFi가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DeFi는 높은 수익률을 좇는 사람들이 모이는 시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관과 전문 트레이더가 서로 온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융 인프라로 바뀌고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 실물자산(RWA), 토큰화 주식, 프리IPO 시장뿐 아니라 현물과 무기한선물, 옵션 등 보다 전문적인 금융 활동이 온체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 결국 전통금융(TradFi)과 DeFi가 서로 수렴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발전할 것으로 본다.

오브스도 이 같은 전환 과정에서 보다 성숙한 DeFi 생태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기관에 온체인이 유리한데도 거래는 여전히 OTC·CeFi에 머물러”

란 해머 오브스 CEO(왼쪽)가 30일 KBW2026 현장에서 권성민 토큰포스트 의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 토큰포스트

Q. 기관이 대규모로 온체인 거래를 하기 위해 아직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A. 흥미로운 점은 온체인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크게 성장했음에도 기관들은 여전히 장외거래(OTC)나 중앙화금융(CeFi)을 통해 거래한다는 것이다.

온체인에서는 더 좋은 가격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고 거래상대방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직접 자산을 보관해야 하는 부담도 줄이고 즉각적인 결제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기관들이 온체인으로 와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기관용 거래 도구와 프라이버시, 규제, 각종 인증, 커스터디 인프라와의 통합 등 여러 작은 구성요소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이런 요소들이 하나씩 연결돼야 기관들이 온체인에서 직접 거래하고 스왑할 수 있다. 오브스도 이런 부분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규칙이 없는 시장에서 규칙대로 움직이기는 어렵다”

Q. 변호사 출신이기도 하다. 시장이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중요하게 봐야 할 규제 문제는 무엇인가.

A. 크립토 업계에서 변호사로 일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무엇이 올바른 방식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규칙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규칙대로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을 예로 들면 규제 환경이 행정부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 극단이 아니라 균형 잡힌 규제다. 사업자가 어떤 기준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지 기본적인 룰북이 있어야 한다.

한국 역시 블록체인 규제 측면에서 앞서온 시장이지만 동시에 조심스럽고 제한적인 부분도 있었다. 프로젝트가 참고할 수 있는 명확하고 균형 잡힌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AI 에이전트가 직접 거래하는 시대…오브스도 MCP·트레이딩 스킬 구축”

Q.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오브스는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A. AI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오브스 내부에서도 개발자를 포함해 팀 전반에서 다양한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프로젝트 차원에서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에이전틱 실행(Agentic Execution)’이다. 앞으로 이용자가 AI 에이전트를 이용해 거래하고 여러 전략을 실행하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오브스는 거래를 위한 MCP와 스킬을 구축했고 여러 관련 마켓플레이스에 등록했다. AI 에이전트를 통한 거래가 늘어날수록 오브스 인프라를 경유하는 거래량 역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AI 에이전트가 금융에서 직접 자산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새로운 위험도 발생하지 않겠나.

A. AI를 둘러싼 극단적인 공포 중 상당 부분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AI는 매우 강력하지만 아직 범용인공지능(AGI)은 아니며 한계도 분명하다.

기술 자체를 두려워하기보다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다만 사람들이 AI를 신뢰해 실제 자산을 맡기고 거래를 수행하게 한다면 당연히 신중해야 한다. 적절한 운영 원칙과 안전장치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은 오브스의 가장 중요한 시장”

Q. 이번에 한국을 찾은 이유는 무엇인가. 오브스에게 한국 시장은 어떤 의미인가.

A. 한국은 오브스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업비트와 빗썸에서 큰 거래량이 나오고 있으며, 빗썸은 오브스의 주요 스테이커이기도 하다. 최근 오브스 스테이킹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과정에서도 빗썸을 통한 성장이 컸다.

한국에는 오브스 커뮤니티도 크다. 이번 방문에서도 주요 가디언과 앰배서더를 만났고, 한국 거래소 및 여러 파트너들과 다음 단계의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오브스는 2017년 자금 조달과 2019년 토큰 출시 이후 지금까지 한국을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는 가디언, 위임자, 토큰 보유자뿐 아니라 거래소와 마켓메이커 등 오랫동안 함께해온 파트너들이 있다.

“한국은 새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시장…온체인 금융의 시험대 될 수 있어”

Q. 한국 시장의 특징을 어떻게 보고 있나.

A. 개인적으로 한국을 좋아한다. 이스라엘과 한국은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일찍 받아들이는 성향에서도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낀다.

크립토에서도 그랬고 AI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에 한국은 좋은 시장이다. 다른 국가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년 동안 크립토 시장은 큰 청산과 거래량 감소를 겪는 등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본다. 크립토 시장도 과거의 ‘카지노’와 같은 형태에서 보다 성숙한 금융시장으로 바뀌고 있으며, 결국 전통금융과 크립토 금융은 더 많이 결합할 것이다.

오브스도 앞으로 기관용 MCP·SDK 관련 통합을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커뮤니티와 네트워크 개발을 유지하면서 조직의 역량을 전문·기관 거래 흐름을 오브스 스택으로 가져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이 TradFi와 DeFi가 결합하는 온체인 금융의 중요한 무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인터뷰는 9월 30일 KBW2026 행사장 내 토큰포스트 부스에서 란 해머 대표의 발표 직후 영어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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