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시장에서 실물연계자산(RWA) 거래가 2026년 상반기 신규 이용자 유입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하이퍼리퀴드(HYPE)에서 RWA 시장을 첫 거래로 이용한 지갑은 16만9514개, 거래대금은 1116억 달러(약 153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아크스트림캐피털(ArkStream Capital)은 28일 공개한 2026년 상반기 해설에서 크립토 약세를 내부 충격보다 미국 통화정책, 물가, AI 주식 쏠림과 맞물린 흐름으로 해석했다. 자금이 코인 자체보다 주식·원자재·지수 같은 전통자산 거래 통로로 일부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시 환경은 이 해석의 출발점이다. 연방준비제도는 6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유지했다. 같은 날 공개한 경제전망에서 2026년 말 적절한 정책금리 중간값은 3.8%,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2%, 실업률은 4.3%, 개인소비지출 물가상승률은 3.6%로 제시됐다.
물가 지표도 완화 기대를 낮췄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4.2%, 전월보다 0.5% 올랐다고 밝혔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 최종수요도 전년 동월보다 6.5%, 전월보다 1.1% 상승했다.
아크스트림캐피털의 논리는 세 갈래다. 금리 경로가 다시 불확실해졌고, 공급 충격형 물가가 정책 완화 여지를 줄였으며, AI 주식과 반도체 공급망으로 유동성이 몰렸다는 것이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대목은 중국 시장 자체가 아니라 이 자금 이동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같은 고베타 자산과 온체인 전통자산 거래 수요를 갈랐다는 점이다.
RWA는 현실 세계의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거래나 결제 구조와 연결하는 개념이다. 이번 자료에서 다뤄진 대상은 주식, 원자재, 지수처럼 전통 금융시장에서 거래돼 온 자산을 온체인 인프라 위에서 무기한선물 등으로 다루는 흐름에 가깝다.
디파이라마(DefiLlama) 리서치는 1~6월 하이퍼리퀴드에서 RWA 시장을 첫 거래로 이용한 지갑이 16만9514개였고, 이는 신규 지갑의 31.7%였다고 분석했다. 이 지갑들은 같은 기간 1116억 달러(약 153조8000억원)를 거래해 신규 이용자 거래대금의 31.5%를 차지했다.
다만 거래대금이 곧 수익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같은 지갑군이 낸 수수료는 3410만 달러(약 470억원)로 신규 이용자 전체 수수료의 8.3%에 그쳤다. 디파이라마 리서치는 RWA 시장이 새 이용자를 데려오지만 수수료 기여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상품 수도 늘었다. 디파이라마 리서치는 RWA 무기한선물 시장이 2026년 초 29개에서 336개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 거래량은 2025년 4분기 약 36억 달러(약 5조원)에서 2026년 1분기 1217억 달러(약 167조7000억원)로 커졌다.
시장 구조상 RWA 무기한선물은 기존 크립토 거래소 이용자에게 전통자산 가격 노출을 제공한다. 24시간 거래와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접근성을 높이지만, 가격 발견과 유동성은 여전히 기초자산 시장과 오라클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
바이낸스도 전통 금융자산형 무기한선물 흐름에 들어와 있다. 바이낸스 아카데미(Binance Academy)는 주식 무기한선물이 2026년 2월 출시됐고 24시간 거래, 테더(USDT) 결제, 최대 10배 레버리지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물자산 거래가 온체인 새 축으로 부상했다는 본지 보도와도 이어진다.
앞서 본지는 하이퍼리퀴드에서 7월 13일부터 19일까지 RWA 연동 무기한선물 거래가 전체 주간 거래량의 52%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주식·지수·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계약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크립토 페어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RWA가 크립토 인프라의 사용처를 넓히고 신규 지갑을 끌어온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수수료 비중이 낮고 거래가 일부 지갑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은 지속성을 더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아크스트림캐피털은 RWA 규모와 디파이 총예치금에 관한 자체 수치를 제시했지만, 공개 데이터와는 시점·산식 차이가 남아 있다. 따라서 이번 해설의 핵심은 특정 시장 규모 단정보다 거래 수요의 이동으로 읽는 편이 적절하다. RWA가 크립토 시장에 미칠 장기 영향은 거래 지속성, 수수료 구조, 레버리지 위험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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