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2021년 한 해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액도 약 249억 달러를 달성하는 등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은 꾸준히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성장하는 암호화폐 시장의 생태계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 정책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선을 앞두고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을 전달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2022년 2월 16일 각 분야 디지털 전문가와 함께 암호화폐의 미래와 블록체인 관련 현안·규제 완화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서울 전국은행연합회 2층 국제회의실에서 '2022년 대선 금융과제 :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 제6회 여성경제신문 금융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여성경제신문과 블록체인법학회, 서울이더리움밋업이 공동 주최했다.
포럼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자금조달 ▲금융시장의 확장 ▲제도 혁신과 과세 정비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후 특별좌담으로 ▲금융의 미래와 한국의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에 대해 토론했다.
이번 포럼에 축사를 보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암호화폐 활용과 규제 화두는 우리시대 가장 뜨거운 감자"라며 "크립토 산업은 미래 금융 산업의 중요한 영역이자만 여전히 관련 정책과 지원은 미비하다"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새로운 시대의 안전한 정착을 위해서 투자자 보호방안, 부정거래 차단 등이 선행돼야 한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관련 제도를 폭 넓게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첫 세션에선 ▲김동환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권국현 법무법인 이제 변호사 ▲배경일 서울이더리움밋업 공동조직자 등이 참여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자금조달에 대해 논의했다.
일반 기업이 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한다면, 크립토 스타트업은 코인을 공개해 투자금을 모집한다. 이를 암호화폐공개(ICO)라고 한다. 2017년 9월 이후 국내에선 ICO가 전면 금지됐다. 그러나 대선 주자들이 이를 완화시키고 활성화시키겠다고 공약한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해당 세션에서는 김동환 변호사가 'ICO 허용 VS 스캠 방지'를, 한서희 변호사가 '증권형토큰공개(STO) 허용의 득실'을, 권국현 변호사가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활성화를 통한 크라우드 펀딩'을 주제로 발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탈중앙화된 금융(DeFi, 디파이)와 최근 초고속 성장하고 있는 NFT 시장의 현황과 투자자 보호 이슈를 다뤘다.
암호화폐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스테이블 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도 살펴봤다. 해당 세션에서는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변호사가 '탈중앙화금융(DeFi)의 등장'을, 김종승 SKT 디지털에셋기획팀 리더가 'NFT 효과: Liaison of Art & Money'를, 김의석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가 '지불결제 코인의 확장'을 발표했다.
마지막 세션에선 '제도 혁신과 과세제도의 정비'를 주제로 4가지 주제를 논의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와 글로벌 암호화폐 지갑의 연결을 막은 '트래블룰'이 국내 크립토 생태계를 고립시킨다는 지적에 대해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협회장이 '암호화폐 시장의 갈라파고스 규제'를 발표했다.
이어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가상자산 수탁, 펀드, ETF 도입 위한 제도적과제’를,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가 ‘감독기구와 투자자 보호제도 혁신’을, 신용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가 ‘과세 제도의 정비’를 다뤘다.
특별좌담에서는 대선후보 캠프의 정책담당자와 함께 다음달 들어설 새 정부의 크립토 산업 육성 전략에 관한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포럼을 공동 주최한 아톰릭스랩의 정우현 대표와 블록체인법학회의 박종백 변호사가 주최측으로 참여했다. 특별좌담에는 ▲김서준 해시드 대표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기배 카이스트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이 참석해 국내 크립토 생태계 육성을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정경민 여성경제신문 대표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각 당 후보가 경쟁적으로 암호화폐 공약을 내놓고 있다"며 "다만 2030세대의 표심을 겨냥해 투자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수박 겉핥기 식 정책만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크립토 업계가 당면한 핵심 현안을 짚고 대안을 제안하기 위해 포럼을 기획했다"며 "행사 후 관련 자료를 모아 백서로 만든 뒤 새 정부 인수위원회에도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는 "글로벌 크립토 시장 환경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 체인이 형성되고 있다"며 "전통적인 산업·국가 간 경계를 넘어서는 블록체인 기반 경제시스템의 확장은 최근 메타버스와의 만남으로 더욱 그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한국의 크립토 산업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방향성의 설정 없이 단기적이고 지나치게 부정적인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이러한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이번 포럼은 우리가 같이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정책적 과제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앞으로 보다 생산적 논의의 활성화를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