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사이퍼펑크와 기술 애호가들의 비주류 자산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이 2011년 1달러, 2013년 1000달러를 거쳐 2024년 10만달러까지 돌파하며 정통 글로벌 금융자산으로 진화했다.
8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수차례 죽음이 선고됐지만 그때마다 부활했다. 알고리즘 거래회사 트레이딩 스트래티지(Trading Strategy)의 공동창업자 미코 오타마(Mikko Ohtamaa)는 "암호화폐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시간이 2-3년 남았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며 이번에는 우리에게 순풍이 불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상승세는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비트코인은 이제 단순한 투기자산이 아닌 안전자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기관투자자 기반을 갖춘 공인된 자산군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과 홍콩 등 주요 경제권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접근성이 높아졌고, 친암호화폐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암호화폐 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중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SEC 위원장 교체를 약속했다.
비트코인의 10만달러 행진은 순탄치 않았다. 2013년 처음 1000달러를 찍은 뒤 2014년 200달러로 폭락했다. 당시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Mt. Gox) 파산이 큰 영향을 미쳤다.
2017년 12월에는 초기코인공개(ICO) 붐을 타고 2만달러 근처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미국의 ICO 규제와 중국의 전면 금지 조치로 2018년 12월 3200달러까지 하락했다.
2021년에는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의 투자로 6만3000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중국의 채굴 규제로 2만9000달러까지 떨어졌다. 2022년 11월 6만9000달러 신고점을 기록한 뒤 FTX 파산, 쓰리애로우즈캐피털 붕괴, 테라-루나 스테이블코인 사태로 1만5000달러까지 추락했다.
홍콩 기반 시장 애널리스트 저스틴 다네탄(Justin d'Anethan)은 "ETF 접근성, 기업 매수, 글로벌 기관들의 자산 배분 확대가 현재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브릭스 국가들의 탈달러화도 전통 기축통화 역할이 재평가되는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잠재적 헤지 수단으로 부각시킨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마켓플레이스 매지삿(Magisat) 창업자 쿼리(Quary)는 "미국과 브릭스 모두 비트코인에 큰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라며 "모든 세력이 참여할 수 있는 편향되지 않은 탈중앙화 네트워크"라고 언급했다.
단기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전환이 예상되며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에 유리한 거시 환경을 맞이할 수 있다. 다네탄은 "2022년 파산 사태의 대규모 청산이나 예상치 못한 블랙스완이 없다면 저항이 가장 적은 경로는 상승"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헤지, 안전자산, 금융 주권의 상징으로서 비트코인의 10만달러 돌파는 분명한 신호다. 변동성, 복잡성, 혁신 잠재력을 지닌 암호화폐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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