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류 시장을 형성한 대체불가토큰(NFT)을 규제하기 위해 관련 업계를 조사 중이다. 증권 당국은 시장 확장세를 따라가며 규제 관할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2년 3월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사안을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SEC가 NFT 크리에이터와 거래 플랫폼을 대상으로 증권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SEC 집행부 소속 변호사들은 지난 몇 달 동안 대상자들에게 정보 제출을 요구하는 질의서와 소환장을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공개로 진행 중인 이번 조사는 NFT가 증권처럼 자금 조달에 이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자산을 더 작은 단위로 분할해 손쉽게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분할 NFT'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NFT 시장은 2021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규제 당국의 관심을 끌었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NFT 관련 이더리움 스마트 컨트랙트로 들어온 암호화폐는 2020년 1억 600만 달러에서 2021년 약 44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유명 인사들의 NFT 채택은 대중 관심을 증폭시켰다. 미국 유명 랩퍼 스눕독과 인터넷 기업가 게리 베이너척이 소유한 NFT 가치가 95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SEC의 정보 요청이 모두 집행 조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당국이 NFT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은 규제 개입이 임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 NFT 업체들은 일찍이 로열티 지급, 자금 조달 등 규제 기준에 어긋날 수 있는 부분을 없애는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다양한 특성과 기능을 가진 NFT가 어떻게 규정·분류될지, 어떤 규정이 적용될지 미지수다. 암호화폐 산업을 지지하는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SEC 위원조차 NFT가 증권일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12월 한 인터뷰에서 "NFT 산업의 반경을 고려할 때 그중 일부는 SEC 규제 관할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이용자는 NFT가 증권법과 부딪힐 수 있는 잠재 지점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EC는 암호화폐공개(ICO) 붐이 일었던 2017년-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규제하기 시작해 관할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핵심은 암호화폐와 NFT 같은 디지털 자산이 증권에 해당하는지, 증권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지 여부다. SEC는 1946년 대법원 판결에서 나온 '하위테스트(Howey test)'를 증권 판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최근 SEC는 저금리 상황에서 인기를 모았던 디파이에도 증권 기준을 대입하고 있다. 블록파이는 기관 등록 없이 이자 상품을 제공한 혐의로 디파이 업체 최초로 SEC의 제재 대상이 됐다. 블록파이는 2022년 2월 1억 달러 벌금 및 기관 정식 등록을 조건으로 SEC와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