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반 법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루미넌스(Luminance)가 시리즈 C 투자 라운드를 통해 7,500만 달러(약 1,087억 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포인트72 프라이빗 인베스트먼츠(Point72 Private Investments)가 주도했으며, 포레스트레이 캐피탈(Forestay Capital), RPS 벤처스(RPS Ventures), 슈로더스 캐피탈(Schroders Capital) 등이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마치 캐피탈(March Capital), 내셔널 그리드 파트너스(National Grid Partners), 법률회사 슬로터앤메이(Slaughter and May)도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루미넌스는 법률 문서 해석 및 계약 검토 자동화를 위한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케임브리지 출신 학자인 애덤 거스리(Adam Guthrie)와 그레이엄 실스(Graham Sills)가 공동 창업했으며, 영국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가 마이크 린치(Mike Lynch)의 초기 투자를 받았다. 린치는 다크트레이스(Darktrace)와 오토노미(Autonomy)를 창업한 인물로, 지난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루미넌스는 글로벌 시장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70개국 700개 이상의 법률 및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로 AMD, 히타치(Hitachi), LG화학, 시리우스XM(SiriusXM), 롤스로이스(Rolls-Royce), 람보르기니(Lamborghini) 등이 있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세 배 이상 인력을 확충했으며, 샌프란시스코, 댈러스, 토론토에 신규 사무소를 개설하고 뉴욕 지사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루미넌스는 기존 생성형 AI(Generative AI)와 달리, 1억 5,000만 개 이상의 비공개 법률 문서를 학습한 ‘법률 특화 AI(Legal Pre-trained Transformer, LPT)’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계약 생성, 협상, 사후 계약 분석 등 계약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대표적 제품인 ‘루미 고(Lumi Go)’는 AI가 고객을 대신해 계약 협상을 자동으로 진행하는 기능을 제공해, 법률 부문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인트72의 스리 찬드라세카르(Sri Chandrasekar) 전무이사는 “다음 세대 AI가 기업의 계약 프로세스를 혁신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루미넌스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루미넌스의 CEO 엘리너 라이트바디(Eleanor Lightbody)도 “법률 전문가들이 신뢰할 수 있는 AI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된다”면서, “법률 분야에서 AI 모델이 상호 검증하며 보다 정확하고 투명한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유럽 및 미국 시장에서 법률 AI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영국 기반 지니 AI(Genie AI)가 1,600만 유로(약 250억 원)를, 미국의 하비(Harvey)가 세쿼이아(Sequoia) 주도로 3억 달러(약 4,350억 원)를 유치하는 등 법률 AI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루미넌스가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입지를 다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