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유예 두고 여야 '줄다리기'...공제한도 상향 후 추진 VS 형평성 어긋나

가상자산 과세 강행에 대한 투자자 반발이 거센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공제한도 상향 후 과세를 추진하는 회유안을 고려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는 청년 자산형성 지원, 형평성 있는 과세를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은 방안을 비판했다.

20일 서울신문은 민주당 기재위 관계자를 인용 "민주당은 가상자산 매매 수익에 대한 공제액을 손익통산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하는 세법 개정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민주당은 공제액 상향 후 과세안을 제시하며 정부·여당이 내놓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방침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오는 25일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서 관련 개정안을 표결처리하고 26일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2020년 통과된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라 연간 가상자산 소득이 250만원을 초과할 경우 20%(지방세 포함 22%)의 세율로 분리 과세될 예정이다. 당초 2022년 1월 1일 시행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연기돼 두 달 뒤인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민주당은 공제액을 높이면 대부분의 투자자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거의 '과세' 폐기와 같은 효과를 가질 것이라며 여당과의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여당이 정부안을 강행하면 원안을 부결시켜 예정대로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겠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기로 한 이유는 첫째, 청년들이 가상자산에 많이 투자하기 때문에 청년들의 부담을 줄이고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서, 둘째, 가상자산 특수성상 현재 법제와 준비상황으로는 형평성 있는 과세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많은 보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는 정부여당 방침에 반대하며 과세 공제한도를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안을 처리하겠다고 한다"면서 "만약 우리당이 과세유예를 시도하면, 더 강한 공제한도 250만원 원안을 시행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나 정부와 싸우는게 아니라, 800만 투자자들 그리고 청년들과 싸우겠다는 것"이라면서 "민심의 편에 서서 금투세 폐지를 이끌어냈으며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전자청원 사이트

한편, 투자자들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기로 결론이 난 상황에서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회 전자청원 사이트에는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청원이 게시 하루 만에 동의자 수 3만 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긴밀한 관계인 금투세와 코인 과세에 대해 상반된 결정이 나오면 형평성 문제로 반발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이 있으면 세금이 따라온다'는 전제에는 동의하지만 ▲연 250만원 비과세 초과분에 대한 22% 세율 ▲해외 수익 과세, 탈세 방어 등을 위한 법과 기준이 없는 '무작정' 과세 ▲ETF 반대 등 자산에 대한 인정과 수용이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과세 정책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권이 상승장 시작 이후 과세 유예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했다면서 "세법 정책에 대해 입장을 쉽게 바꾸면 국민이 정책을 믿기 어려워진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2021년 원금복구 기대 등 이번 상승장이 투자자들에게 마지막 기회이자 희망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비트코인 상승장에서의 과세는 굉장히 큰 반발을 볼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매매차익의 세액 산출이 어렵다는 점, 개인 간 거래에 대한 과세 적용이 힘들다는 점 등을 들어 제도와 인프라 정비 없는 과세 시행은 해외 거래소와 디파이로의 자금 유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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