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주목하는 물가 지표가 8월 예상 수준을 하회하며 중앙은행의 물가 작업이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예상치 0.5% 밑돌았다.
전년 대비 PCE는 3.5% 상승했다. 6월 3.2%, 7월 3.4%(3.3%에서 수정)로 계속 오름세를 보였지만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다.
식료품과 에너지 물가를 뺀 핵심 PCE는 전월 대비 0.1% 올랐다. 역시 전문가 예상치 0.2%를 하회하며 긍정적인 물가 개선 흐름을 보였다.
전년 대비 핵심 PCE는 3.9% 오르며 예상 수준에 부합했다. 약 2년 만에 4% 아래로 내려갔다.
7월 4.3%(4.2%에서 수정)에서 0.4%p 내린 수준으로, 2020년 11월 이래 직전월 대비 최소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물가 상승은 전월 대비 6.1% 오른 에너지 비용이 주도했다.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전년 대비로는 에너지가 3.6% 하락, 식품이 3.1% 상승했다.
8월 개인소득과 개인소비는 전월 대비 0.4% 오르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개인소비는 지난 7월 0.9%에서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연준의 물가 불안을 덜어줬다. 실질 개인소비도 전월 0.6%에서 0.1%로 크게 둔화됐다.
LPL 파이낸셜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분명 연준이 만족할 만한 결과"라고 진단하면서도 "물가 억제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PCE는 연준이 물가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 데이터 중 하나다. 고가 상품을 저가 상품으로 대체하는 등 소비자 행동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더 실질적인 물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연준은 건전한 경제 성장이 가능한 물가 상승률을 2%로 보고 목표하고 있다. 핵심 PCE는 2021년 2월 마지막으로 2%대를 기록했다.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현재 5.25-5.50%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연준 인사들은 물가 반등 위험이 남은 만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11월 FOMC에서 금리 동결 확률을 81%, 12월 동결 확률을 64.8%로 보고 있다. 내년 7월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까지 기존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PCE 물가지수에서 물가 둔화세를 확인한 시장은 안도했지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중단) 우려에 시장 반응은 크지 않았다.
미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장 대비 0.47%, S&P500 지수는 0.27% 하락하고, 나스닥 지수는 0.14%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0.30% 하락한 2만6961달러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