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 암호화폐 성향의 헤스터 피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은 "모호한 규제가 미국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코이니지 인터뷰에서 말했다.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일찍부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주장하고 SEC의 강제 집행 규제를 비판하는 등 암호화폐 업계를 지지하며 '크립토 맘(Ctypto mom)'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위원은 토큰 프로젝트가 '탈중앙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규제 유예 기간을 주는 '세이프하버' 규정도 제안한 바 있다.
SEC 위원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적용하는 기준은 움직이는 표적(target)"이라면서 "다른 상품과 일관된 방식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오래 전에 비트코인 현물 상품을 승인해, 관련해 많은 수요를 보고 있다"면서 "선물 상품을 허가할 때 적용했던 동일한 근거를 현물 상품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어스 위원은 SEC의 모호한 규제가 미국 투자자에게도 유익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SEC에 상당히 비판적인 이들이 많고, 위원인 나 조차 종종 내 소속 기관에 대해 비판적일 때가 있다"면서 "그 이유 중 하나는 합리적인 규제 체계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헤스터 피어스는 "규제의 모호함은 기업이나 프로젝트로 하여금 미국을 떠나야 할지, 규제를 이행해야 할지, 아예 문을 닫을지를 저울질하는 데 불필요한 시간을 쓰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처럼 모호한 규제 상태를 유지하고 집행 조치로 단속하는 것은 미국 대중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규제 명확화를 촉구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블랙록을 시작으로 여러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다시 도전하는 가운데 나왔다.
증권 당국은 비트코인 선물 및 레버리지 선물 ETF의 출시를 승인했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서는 "기초 자산 시장이 조작될 가능성이 있다"며 모두 반려한 상태다.
한편, 업계는 "SEC가 승인한 비트코인 선물도 비트코인 현물 거래소의 가격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