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및 디지털 자산 발행사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주는 법안 초안이 러시아 하원의회를 통과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의회인 국가두마는 법안 심의 절차인 제2독회와 제3독회에서 디지털 자산 발행사에 대한 부가세 면세 법안을 승인했다.
법안은 디지털 자산 발행사 및 관련 정보 시스템 사업자에 대한 부가세를 면제해줄 뿐 아니라 디지털 자산 매도 소득에 대한 세율도 경감시키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에는 일반 금융자산 거래와 동일한 20%의 세율이 부과되는데, 이번 법안은 연간 과세 기준 금액의 500만 루블(약 64억원)까지는 13%의 거래 소득세율을 부과하도록 했다. 상한 금액을 넘을 경우 15%, 외국 기업의 경우에도 15%의 세율을 부과한다.
해당 법안은 상원의회를 통과하고 푸틴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최종 입법될 전망이다.
◇러, 서방 금융 제재에 '암호화폐' 재검토
러시아는 암호화폐의 위험성을 우려하며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세계 시장에서 고립되는 가운데 암호화폐에 대한 견해를 재고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에서 배제시키는 등 제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주요 7개국(G7)은 신규 채굴한 러시아산 금을 매입하지 않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금융 제재로 인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인 러시아는 최근 암호화폐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재무부는 지난 2월 암호화폐를 통한 국제 결제를 허용하는 법안 초안을 작성했다.
같은 달 정부 당국은 최초로 블록체인 플랫폼 아토미제 러시아에 암호화폐 거래소 허가를 내줬다. 이어 대형 은행인 스베르방크도 관련 허가를 취득했다. 해당 은행은 자체 스테이블코인도 준비 중이다.
최근 러시아 국영 기업 로스텍은 SWIFT를 대체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국제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국영 디지털 화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가 스코로보가토바 러시아 중앙은행 제1총재는 23일 한 인터뷰에서 "디지털 루블의 시범 운영 시기를 2024년에서 내년 3월로 앞당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코로보가토바 제1총재는 "자국을 존중하는 국가들이라면 3년 내 국가 디지털 화폐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 "국가 디지털 화폐는 SWIFT를 불필요하게 만들고, SWIFT 차단 이슈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