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미국의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상과 더불어 대차대조표 축소 등을 통해 양적 긴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4월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에서 열린 연준 5월 회의에서 레이얼 브레이너드(Lael Brainard) 연준 부의장은 연준이 더욱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과 더불어 공격적인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3월 16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토론회 연설에서 최근 미국의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조하며 연준이 긴축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브레이너드는 “공식 소비자 물가지수는 저소득 가구와 고소득 가구 간의 생활비 비중치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물가 상승 체감보다 과소 표시되는 경향이 있다”라며 “소득 수준이 다른 가구는 인플레이션 효과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노령층이나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 속하는 가구에는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연간 개인 소비 지출(PEC)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지정했는데, 지난 2월 발표된 미국의 PCE 물가상승률은 6.4%로 목표치보다 3배 넘게 높은 수준이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는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해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고자 시행한 양적 완화가 지목되고 있다. 시장에 돈은 많이 풀렸는데 전염병으로 인한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물가가 급속도로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2월 말부터 이어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원유, 천연가스 등 글로벌 원자재 공급의 차질이 생기면서 더욱 심각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주요 도시를 봉쇄하는 등의 상황도 공급의 병목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미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추후 더욱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기존 예상치보다 공격적인 긴축 통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5월 회의를 시작으로 빠른 속도로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것이며 일련의 금리 인상을 통해 긴축정책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대차대조표는 이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과거 2017년 10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진행됐던 대차대조표 축소보다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올해 남은 연준의 6번의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가 총 2.5%p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경우 이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 역시 “현재 예상치보다 더욱 심각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포착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