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란 무엇일까?” 블록체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물어본다면 열 명중 아홉 명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이야기를 꺼낼 것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곧 우리의 생활 속에서 쉽게 블록체인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과 우리의 삶 속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더욱 편해진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주장한다. 2021년 6월 국토부의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려는 ‘스마트도시블록체인포럼(SBF, 협회장 황성규)’의 이야기다.
지난 6월 스마트도시법이 제정되면서 스마트도시 관련 혁신 기술과 서비스를 규제받지 않고 실험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개선됐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와 언론, 지자체 등에선 스마트도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BF 역시 블록체인이나 AI 등 새로운 기술을 도시에 도입해 도시의 경쟁력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스마트도시 전반의 영역에서 블록체인 및 신기술과 관련된 학술 활동, 정책 제안, 전문가 양성 등의 활동을 펼치는 SBF의 황성규 협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황 협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시민들이 더욱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라며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지만, 그렇다고 블록체인만을 강조하고 싶지는 않다. 블록체인으로 인해 오히려 소외받게 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사회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발전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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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스마트도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스마트도시란 무엇인가요?
국내 스마트도시법에서는 스마트도시를 ‘도시의 경쟁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설·정보통신기술 등을 융·복합해 건설된 도시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도시는 행정, 교통, 주거 그리고 방재 등의 하드웨어적 인프라 요소가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도시는 시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소프트웨어적 부분에 더욱 집중한 것이죠.
이런 부분은 2000년대 후반, 잠시 유행했던 ‘유비쿼터스 도시’와 기본 개념은 비슷한데요. 유비쿼터스 도시는 컴퓨터를 활용하지 않아도 어디서나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정보통신이 발전되면서 기반 시설 등에 결합돼 도시의 주요 기능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언제 어디서나 도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인 것이죠. 스마트도시는 더욱 발전된 기술인 블록체인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정보 통신에서도 신뢰성과 보안성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스마트도시가 구축됐을 때, 시민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편의성은 무엇이 있을까요?
최근 실제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인서가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질병관리청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자 백신 접종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죠. 해당 확인서는 위조나 변조를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 자는 백신 접종 확인서를 종이로 들고 다니거나 따로 관리할 필요 없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보유할 수 있는 것이죠.
이외에도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산신원증명(DID)이 있습니다. 이른바 전자 신분증이라고 하는 것이죠. 본인이 누구인지를 증명하기 위해 지갑에 신분증을 넣고 다닐 필요 없이 스마트기기 하나로 모든 신분증을 관리하고 자신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DID가 활성화된다면 신분증을 잃어버릴 염려도, 누군가 위조해 악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죠. 이처럼 블록체인은 시민들의 삶에 아주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Q. 지자체나 행정 부처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은데요. 행정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요?
행정 분야는 블록체인 활용도가 아주 높은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온라인 선거를 들 수 있죠. 기존의 투표를 살펴보면 사실상 선거관리위원회만이 투표의 신뢰성고 투명성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투표 결과에 대한 의심이 나오기도 했죠. 하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해 투표를 하게 된다면 투표에 참여하는 우리 모두가 투표 내용을 공유하고 검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투표 결과에 대한 신뢰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이죠.
또 농식품 분야에서는 축산물 이력 관리를 보다 투명하고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디지털 상의 블록에 저장되는 만큼 불필요한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죠. 현재 운영되고 있는 축산물 이력시스템을 통해 이력 확인을 하기 위해선 6일 정도가 소요되지만 블록체인을 통해 이력관리를 하게 된다면 10분 내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폐배터리 이력관리나 의약품 이력관리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특히 지자체나 관공서 등에서 서비스하는 주민등록등본이나 각종 증명서 등 문서 발급도 훨씬 간편해질 것입니다. 이외에도 공공 안전 영상 제보를 포함한 다양한 시민참여형 서비스의 보상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삶의 다양한 부분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 시나리오가 개념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고, 머지않아 시민의 삶과 관련된 많은 영역에 블록체인 기술이 스며들어 스마트도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에는 부동산 문제가 심각합니다. 부동산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실제로 요즘에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에 따라 공인중개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도 커지고 있습니다. 수수료만 수천만 원씩 내야 하니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에서는 부동산 거래 시 종이서류, 기관 발급 없이 계약에서 등기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 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업을 작년부터 시작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은 부동산금융 영역에서도 부동산 자산의 토큰화를 통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부동산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손쉽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자 문서 및 전자 계약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계약서를 통해 임대계약을 체결하면 계약의 위·변조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죠.
Q. 현재 SBF에서는 이런 스마트도시를 위한 전문가 양성과정을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현재 저희 SBF에서는 스마트도시 전문가 양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전문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총 100여 명이 스마트도시 전문가 양성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스마트도시 전문가 양성과정을 통해 국토도시계획, 스마트도시 인프라(하드웨어)와 서비스(소프트웨어)의 융합 전문 기술을 배우게 되며 이를 통해 리빙랩(IT로 해결하는 사회문제),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빅데이터, 젠트리피케이션, 도시 재생 등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양성하고자 합니다. 특히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내용을 교육하고 있는데요. 블록체인이나 빅 데이터, IoT 분야의 전문가는 존재하지만 이를 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스마트도시 전문가는 부족하기 때문에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교육과정이 스마트도시의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스마트도시블록체인포럼(SBF)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개인적으로는 블록체인을 비롯한 최신 기술들이 우리의 삶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의 경쟁력은 물론 개인 삶의 질까지 향상시켜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죠. 하지만 이런 기술이 우리 삶에 들어오는 것이 한순간에 이뤄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스마트도시도 만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스마트도시를 만들자’ 한다고 하루아침에 스마트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백신 접종 확인서처럼 어느새 우리 옆에 블록체인 기술이 다가왔듯, 작은 일상에서부터 시작된 변화가 곧 스마트도시라는 거대한 계획을 이뤄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사람보다 우선시 되는 것 역시 조심해야 합니다. 기술의 발전은 누군가의 직업이나 생존권을 위협할 수도 있는 일이거든요. 저희는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고 블록체인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들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고민할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상황이 나아지게 된다면 이런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더 나은 방향의 발전을 위한 콘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정부와 공기업, 학계, 산업계 등이 함께 참여하는 소통과 융합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또한 회원사들을 위해 스마트도시 부트캠프 등의 비대면 교육과정 역시 준비 중에 있으며,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소통의 자리도 마련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