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네트워크(PolyNetwork)를 공격해 대량의 암호화폐를 탈취한 해커가 상당 부분을 업체에 반환했다.
폴리네트워크는 2021년 8월 11일(이하 현지시간) "(암호화폐를 탈취한) 해커가 2억 6000만 달러(약 3012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반환했다"고 밝혔다.
반환된 암호화폐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330만 달러(약 38억 원),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에서 2억 5600만 달러(약 2966억 원), 폴리곤 네트워크에서 100만 달러(약 11억 원)로 알려졌다.
앞서 폴리 네트워크는 8월 10일 약 6억 1000만 달러(약 7041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가 도난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암호화폐 산업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해킹사고로 기록됐다.
하지만 얼마 후 해커는 훔친 암호화폐에 대한 반환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질의응답을 통해 이번 사건의 경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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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재미삼아 해킹 시도"
해커는 "(이번 해킹은) 재미삼아 했다(For fun)"라며 "폴리네트워크에서 시스템의 버그를 발견했고 어떻게 하면 할지 고민하다가 훔쳤다"고 밝혔다.
그는 "막대한 부를 두고 폴리네트워크 팀에게 보고하면 누군가 배신하고 훔쳐 달아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익명을 유지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암호화폐 업계에 공황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주요 암호화폐만 훔쳤고, 전혀 매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커는 "나는 돈에 관심이 없다"라며 "(해킹이) 피해자를 낳는 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그들도 뭔가를 배워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폴리 네트워크 팀과의 대화를 원하기 때문에 반환 과정은 느리게 이뤄질 것"이라며 "그들이 겪을 고통은 잠깐이지만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킹 과정에서) 임시 이메일, IP, 추적 불가능한 지문을 사용해 추적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블록체인 보안회사 슬로우 미스트(Slowmist)는 "이미 해커들의 ID를 추적했다"라며 "다수의 거래소를 통해 이메일 주소, IP 정보 및 기기에 등록된 지문 정보를 얻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반환이 발빠르게 이뤄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해커가 보안 전문가를 뜻하는 '화이트햇 해커'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 미 재무부 테러 및 금융 수석 보좌관 아리 레드보드(Ari Redbord)는 "이같은 행동은 선의를 가진 화이트햇 해커가 할만한 행동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