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에 대한 철저한 규제 감독 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계자들이 암호화폐 규제 관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EC는 지금까지 암호화폐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반면에 CFTC는 암호화폐에 대한 SEC의 증권 여부 판단을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히스 타버트(Heath Tabert) 전 CFTC 위원장은 2020년 재임 당시 "암호화폐의 증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SEC의 업무"라고 발언했었다.
그는 "SEC가 증권이 아니라고 판단한 암호화폐가 CFTC의 관할이 된다"며 "선물로 거래할 수 있는 암호화폐 종류를 늘리고 싶지만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SEC가 미증권 분류한 암호화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뿐이다.
SEC가 아닌 CFTC가 암호화폐 시장을 감독해야 한다는 주장은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Chistopher Giancarlo) 전 CFTC 위원장 입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지안카를로 전 위원장은 2021년 8월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암호화폐 규제는 SEC 관할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 규제 경험이 있는 유일한 기관은 CFTC이지 SEC가 아니다"라면서 "바이든 정부가 합리적 규제를 원한다면 CFTC 위원장을 지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브라이언 퀸텐즈(Brian Quintenz) CFTC 위원도 트위터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SEC보다는 CFTC에서 규제하는 것이 맞다”라면서 “암호화폐는 상품에 해당하므로 CFTC 관할 대상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SEC는 상품이나 상품 거래소에 대한 권한이 없다. 그 상품이 밀, 금, 원유, 암호화폐든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미국 하원 농업위원회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퀸텐즈의 입장을 지지했다. 위원회는 "암호화폐 산업은 SEC 관할 범위보다 크다"며 "의회는 디지털 경제의 혁신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적절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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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TC 관할권 주장 발언들은 게리 갠슬러(Gary Gensler) SEC 위원장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및 확대 의사를 밝힌지 하루 만에 나왔다.
개리 겐슬러는 2021년 8월 3일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암호화폐 기술이 미래 금융에서 큰 역할을 할 것 같다"면서도 여전히 "암호화폐는 대부분 증권"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EC 위원장은 암호화폐를 투기적 성격의 자산 유형으로 보고 암호화폐 거래소도 증시와 같이 규제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할 기관에 따라 규제 접근 방식과 시장 전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관할권 정리에 관심이 모인다.
미 하원 의회는 4월 20일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SEC와 CFTC의 관할권을 명확히 하기 위한 '2021년 혁신 장벽 제거(Eliminate Barriers to Innovation Act of 2021)' 법안을 승인하는 등 양 기관 협력을 통한 통일된 규제 접근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