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상화폐의 가격변동이 월스트리트의 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23일 영국 경제 매체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자기 자산을 시장에 투자해 이익을 얻는 프랍트레이딩 회사들이 소액 투자자와 돈세탁의 천국인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기자본 거래 회사인 시카고 DRW를 시작으로 점프 트레이딩과 DV 트레이딩, 허마이어 트레이딩 플러스 인베스먼트 같은 기업이 뒤따랐다.
주식시장이 최고치를 기록해도 1% 상승이 힘들지만, 가상화폐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비트코인은 지난 20일 금요일 6%가 상승해 6천 달러가 넘었다. 트레이딩 회사들은 현재 가상화폐 가치가 1700억 달러가 넘자 은행보다 먼저 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세계 1위 자기자본 투자사(고객의 자산이 아닌 자체 자산이나 차입금으로 주식·선물 상품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기업)인 DRW는 2015년 3월엔 미국 정부가 마약 거래소 실크로드에서 몰수해 경매에 부친 비트코인 2만 7000개를 샀다. 그 당시 760만 달러였던 비트코인 가치는 현재는 1억6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하지만 가상화폐가 인정받기까진 쉽지 않았다. 지난달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은 비트코인을 사기로 규정하며 거래해선 안 되다고 말하는 등 전통 금융계로 진입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반대에도 헤지 펀드와 관련 기업, 부호들의 진입을 막지 못했다. 자기자본 투자사들은 이들을 위해 시장을 만들어 주고, 자신들을 위해 코인을 모으고 있다.
허마이어 트레이딩 대표인 크리스 허마이어는 “가상화폐 시장은 전에는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라며 "위험성이 있지만, 조심스럽게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세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