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이 CBDC 발행과 더불어 암호화폐 규제에 나서고 있다.
먼저 암호화폐 규제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는 국가는 러시아다. 러시아는 강력한 법안 발의를 통해 자국 내 암호화폐 규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1년 5월 23일에는 암호화폐 규제 관련 법안 두 건이 러시아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두 건의 법안은 러시아 내에서 암호화폐 발행과 거래를 금지한다는 것과 암호화폐 불법 사용에 대한 처벌 규정이 포함돼 있다.
러 중앙은행 총재 “암호화폐는 가장 위험한 투자”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해 많은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엘비아 나비울리나(Elvira Nabiullina) 중앙은행 총재는 2021년 6월 21일(현지 시각)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현존하는 가장 위험한 투자”라며 대중들에게 암호화폐 투자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외환시장에서는 수익을 내는 것보다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투기성 암호화폐가 가장 위험하다”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손실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은 투자 조언을 해주지 않지만 이번은 특별한 경우로 암호화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가짜 돈이기 때문에 러시아 내에 정착하고 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 디지털 루블로 탈(脫)달러화 모색
나비울리나 총재의 이번 발언은 2022년 러시아가 발행할 디지털 루블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021년 6월 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인 CNBC와 인터뷰에서 말한 바와 같이 “디지털 화폐(CBDC)가 금융 시스템의 미래"라는 생각이 투영된 것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나비울리나 총재는 “신속하고 저렴한 결제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있고 CBDC가 간극을 메울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나비울리나 총재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각종 제재에 대해 “지속적인 위험”이라면서 “우리의 통화 정책이 보수적인 이유가 미국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대외 준비자산은 매우 크기에 모든 위험 시나리오를 견뎌낼 것이라며 자산의 다양성도 아마 다른 나라들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달러화는 외환 위험 관리를 위한 폭넓은 정책의 일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