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와 독일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소매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2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온라인 행사 '유럽블록체인컨벤션'에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 스위스 국립은행의 토마스 모저 이사와 독일 분데스방크의 마틴 딜 결제시스템분석 총괄은 블록체인이 CBDC를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은 아니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토마스 모저 이사는 "블록체인의 주요 기능은 중앙기관이 없을 때 거래자에게 신뢰를 제공하는 것"으로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시중은행, 청산기관 등 기존 금융기관에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도매용 CBDC에는 블록체인 활용이 적합할 수 있지만 중앙은행이 신뢰할 수 있는 중앙기관으로 참여하는 소매용 CBDC 사업이라면 블록체인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사는 자신이 암호화 기술 전문가 데이비드차움, 크리스챤 그로토프와 함께 블록체인 대신 은닉서명(blind signatures) 기술을 사용하는 CBDC 제안 보고서를 작성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독일 분데스방크의 마틴 딜 총괄은 "CBDC 개발을 선두하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나 스웨덴 리스크방크의 이크로나 모두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블록체인은 CBDC 개발의 필수 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중앙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는 비허가형 퍼블릭 블록체인을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공인 거래에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프랑스 중앙은행은 CBDC 개발을 위해 민간 업계와 협력하고 기존 암호화폐 기술을 활용하는 데 열린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CBDC에 이더리움(ETH), 리플(XRP)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 주 테조스를 시범사업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중국도 디지털 위안화 기반 기술로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향후 국영 블록체인 인프라 'BSN'를 접목할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